[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로 개발 중인 ‘플립(FLiPP)’ 파일럿 라인 투자 윤곽을 구체화하고 있다. 최근 여러 협력업체와 장비 반입에 대해 논의하면서 이르면 내년 초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양산성 검증 단계에 본격 착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최근 협력업체들과 만남을 갖고 8.5세대 대형 OLED 라인(E4)에 플립을 검증하기 위해 신규 장비를 도입하는 한편 가동을 멈춘 기존 유휴 장비를 다시 활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를 위해 복수의 업체에 기존 설비의 개조 및 재가동 가능성 등을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논의 중인 투자 규모는 본격적인 양산 라인을 구축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소규모 파일럿 라인을 구성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본다. 이를 통해 플립 공정의 안정성과 수율 등을 검증한 뒤 본격적인 양산 투자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신규 장비뿐 아니라 현재 셧다운된 기존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여러 업체에 문의하고 있다"며 "요청하는 규모를 보면 본격적인 플립 양산 라인보다는 파일럿 개념으로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일럿 라인 구축 시점은 이르면 내년 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계획은 드러나지 않았다"면서도 “의견을 종합하면 내년 초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플립은 LG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차세대 OLED 공정 기술이다. 구체적으로 기존 OLED 제조 과정에서 적·녹·청(RGB) 유기물을 증착할 때 사용하는 파인메탈마스크(FMM)를 없애고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을 활용해 화소를 형성하는 기술이다. 업계에서는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가 개발한 기술명을 따서 통상적으로 ‘이립(eLEAP)’이라고 부르지만 LG디스플레이는 이와 차별화를 위해 플립이라는 명칭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국내 'FLiPP' 상표권을 출원하기도 했다.
기존 FMM 방식은 마스크를 통해 유기물을 증착하는 과정에서 FMM 두께 등으로 발광 면적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플립은 FMM 대신 포토 공정으로 화소를 직접 패터닝해 개구율을 높일 수 있어 휘도와 전력 효율 개선에 유리하다. 다만 유기물 증착 이후 노광과 식각 공정을 반복하는 만큼 공정이 복잡해진다. 특히 8.5세대 대형 기판에서 IT용 제품에 필요한 정밀도와 수율을 확보하는 것이 양산의 관건으로 꼽힌다.
이번 8.5세대 파일럿 라인 검토는 대형 기판에서 플립의 양산성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의 기존 8.5세대 OLED 라인은 TV 생산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지만 업계에서는 플립을 적용할 경우 모니터와 태블릿 등 IT용 OLED까지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8.5세대는 기존에는 사실상 TV 중심이었지만 제품 구성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IT 제품도 함께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플립의 양산성 검증이 끝나면 향후 IT OLED 시장 확대도 본격적으로 모색할 것이란 전망이다. 플립의 중장기 적용처로는 애플의 아이맥(iMAC)과 맥북 등 IT 제품이 거론되는데, 업계에서는 애플이 2028년 아이맥 패널의 OLED 전환을 목표로 패널 업체들과 준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파일럿 라인이 구축되더라도 곧바로 본격 양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소규모 설비를 먼저 가동해 1~2년간 공정 안정성과 수율, 생산성 등을 검증한 뒤 투자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규모로 투자해 우선 가동 후, 양산 가능성이 확인되면 점차 확대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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