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홈쇼핑의 인적분할을 결정하면서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현대홈쇼핑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투자회사로 떼어낸 뒤 이를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흡수합병하면 현대바이오랜드 관련 행위제한 요건을 추가 지분 매입 없이 충족할 수 있다.
다만 한 차례 연장 받은 기한인 내년 3월1일까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의 승인과 인적분할, 후속 합병을 모두 마쳐야 해 절차를 얼마나 신속하게 진행하느냐가 향후 남은 관건으로 꼽힌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를 홈쇼핑 사업을 담당하는 존속법인 현대홈쇼핑과 자회사·피투자회사 지분을 관리하는 신설법인 현대홈쇼핑지주(가칭)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분할비율은 존속회사인 현대홈쇼핑 27.36%, 신설회사인 현대홈쇼핑지주 72.64%다.
존속회사에는 TV·데이터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 오프라인 유통사업 등이 남는다. 신설 투자회사에는 현대퓨처넷과 한섬, 현대L&C 등 현대홈쇼핑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이 옮겨질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분할 이후 신설 현대홈쇼핑지주를 모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흡수합병할 계획이다.
이번 분할·합병이 완료되면 지배구조 측면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현대바이오랜드 관련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현재 지배구조는 ‘현대지에프홀딩스→현대홈쇼핑→현대퓨처넷→현대바이오랜드’로 이어진다. 현대지에프홀딩스를 기준으로 현대홈쇼핑은 자회사, 현대퓨처넷은 손자회사, 현대바이오랜드는 증손회사다.
공정거래법은 일반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국내 계열회사 주식을 보유하려면 원칙적으로 해당 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퓨처넷이 보유한 현대바이오랜드 지분은 35%에 그친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기존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지분 구조가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 배경이다.
현대홈쇼핑의 인적분할과 후속 합병이 완료되면 이 구조는 ‘현대지에프홀딩스→현대퓨처넷→현대바이오랜드’로 한 단계 축소된다. 현대퓨처넷 지분을 넘겨받은 현대홈쇼핑지주가 현대지에프홀딩스에 흡수되면서 현대퓨처넷은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직접 자회사로, 현대바이오랜드는 증손회사에서 손자회사로 각각 올라간다.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상장 손자회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하면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현대퓨처넷은 현대바이오랜드 지분 35%를 보유하고 있어 지배구조 개편 이후에는 추가 지분 취득 없이 요건을 갖추게 된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2023년 3월 옛 현대그린푸드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같은 해 9월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 지분을 확보해 그룹의 단일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이후 현대홈쇼핑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추가로 취득했으며 올해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현대홈쇼핑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지배구조를 정비했다. 이번 현대홈쇼핑 분할과 후속 합병은 2023년부터 이어진 지주회사 체제 정비의 마지막 절차로 여겨진다.
남은 변수는 시간이다. 요건 충족 기한인 내년 3월1일까지 방미통위 승인과 분할등기, 합병 작업을 마쳐야 한다. 이에 현대홈쇼핑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어 인적분할을 결의함과 동시에 방미통위에 승인을 신청했다. 통상 심사에는 3~4개월이 걸린다. 분할 이후에는 합병을 위한 채권자 이의제출 기간 등 최소 한 달 이상 거쳐야 한다. 각각의 절차가 지연 없이 이뤄져야 유예기한 내 조건 충족이 가능하다.
한편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현대바이오랜드 지분 추가 취득 대신 지배구조 개편을 택한 이유에 대해 “이번 개편의 목적은 현대홈쇼핑의 기업가치 제고이지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만을 충족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며 “홈쇼핑 본업을 둘러싼 사업환경이 과거와 달리 악화된 데다 지배구조상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사업 본연의 역량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추진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번 현대홈쇼핑 분할·합병을 모두 마치면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 역시 전부 충족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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