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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67조 쌓은 우리금융…커진 몸집에 '관리체계' 숙제
한진리 기자
2026-08-13 07:10:00
전환금융 가이드라인 아직 구축 중…세부 구성·성과 공시도 보완 필요
이 기사는 2026-08-12 06:1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면 캡처 2026-08-10 171522.jpg
(출처=우리금융 2025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ESG 금융 100조원 목표의 3분의 2를 넘어섰다. 공급 속도만 놓고 보면 2030년 목표 달성에 한발 다가섰지만 67조원에 달하는 ESG 금융의 구성과 성과를 보여주는 관리·공시 체계는 아직 보완 단계다. 특히 향후 확대가 예상되는 전환금융의 적격성과 이행 성과를 판별할 그룹 차원의 가이드라인은 올해 하반기에야 마련될 예정이다. ESG 금융의 외형 성장에 이어 '무엇을 어떻게 지원했는지'를 보여주는 질적 관리가 다음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12일 우리금융의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그룹의 누적 ESG 금융 지원액은 67조15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30년 목표인 100조원의 67.2%에 해당한다. 누적 지원액은 2021년 11조7200억원에서 2022년 23조500억원, 2023년 39조2800억원, 2024년 54조90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에는 13조600억원이 새로 공급됐다.


우리금융은 'Plan Zero 100'을 중장기 ESG 목표로 두고 있다. 2050년까지 그룹 사업장과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동시에 2030년까지 ESG 금융 100조원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실적을 기준으로 목표 달성까지 남은 금액은 32조8500억원이다. 최근 공급 추세가 이어진다면 총량 목표 달성 자체보다는 향후 추가되는 ESG 금융의 구성과 성과를 어떻게 관리할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공급 수단은 여신과 채권에 무게가 실려 있다. 지난해 신규 ESG 금융을 자산 유형별로 보면 여신이 8조7300억원으로 전체의 66.8%를 차지했다. 이어 채권 3조700억원(23.5%), 투자·PF 9500억원(7.3%), 자산운용 3100억원(2.4%) 순이었다.


여신과 채권을 합친 비중은 90%를 웃도는 반면 투자·PF와 자산운용은 10%에 미치지 못했다. 금융지주의 ESG 금융에서 여신 비중이 높은 것 자체를 질적 열위로 볼 수는 없지만 향후 100조원까지 외형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는 직접·간접투자 등 공급 수단을 얼마나 다변화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공급 규모 확대와 함께 앞으로 중요성이 커질 분야가 전환금융이다. 전환금융은 현재 탄소 배출량이 많더라도 명확한 감축 목표와 이행 경로를 갖춘 기업의 저탄소 전환을 금융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철강과 화학, 에너지 등 단기간에 친환경 산업으로 전환하기 어려운 업종을 금융에서 배제하기보다 설비와 생산방식의 변화를 유도한다는 취지다.


녹색금융보다 지원 대상의 적격성을 판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명확한 분류 기준과 사후관리가 중요하다. 현재 탄소 배출량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할 수도 없고, 단순한 설비투자를 저탄소 전환으로 폭넓게 인정할 경우 '그린워싱'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아직 그룹 차원의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금융당국의 전환금융 모범규준 논의에 참여한 뒤 이를 연계해 올해 하반기 그룹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원 대상의 적격성을 판별하는 기준뿐 아니라 감축 계획의 이행 여부를 사후 점검하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자산을 재분류하는 관리 체계도 함께 구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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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우리금융 2025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가이드라인 구축과 함께 ESG 금융의 세부 정보를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할지도 과제로 꼽힌다. 현재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67조1500억원의 누적 ESG 금융 가운데 녹색금융과 전환금융, 사회적 금융 등이 각각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지 구체적인 구성을 파악하기 어렵다. 전환금융의 잔액과 지원 기업 수, 감축 목표 이행 여부와 기준 미달에 따른 재분류 실적 등도 확인하기 어렵다.


특히 생산적금융과 포용금융 등 다른 정책성 금융과 ESG 금융의 범위가 일부 맞물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에는 분류 기준과 실적 산정 방식을 보다 구체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각 금융의 중복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 ESG 금융 실적의 실질적인 구성과 효과를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영역에서도 차별화 과제는 남아 있다. 우리금융의 저출생 대응은 현재까지 임직원 대상 출산·양육 지원 등 ‘사내 복지’에 무게가 실려 있다. 우리금융은 그룹 전체 육아휴직 기간을 2년으로 통일하고 난임치료비와 출생축하금, 미취학 자녀 양육수당 등을 합쳐 자녀 1인당 최대 1900만원 규모의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한 외부 확장성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하나금융이 전국 단위 보육시설을 직접 조성하고 이후 야간·주말 보육 지원까지 연결한 것과 비교하면 우리금융의 저출생 대응은 아직 임직원 복지와 가족친화 제도 중심에 머물러 있다.


우리금융 ESG 전략의 다음 단계는 '100조원을 얼마나 빨리 채우느냐'보다 '100조원을 무엇으로 채우고 어떤 변화를 만들어냈느냐'를 보여주는 데 달렸다는 평가다. ESG 금융 규모가 커질수록 공급액 자체보다 지원 대상의 적격성과 실제 환경·사회적 효과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전환금융 가이드라인과 사후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세부 실적에 대한 공시를 고도화해야 외형 성장과 질적 성장을 함께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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