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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보는 눈에, 시장성 한 스푼…특허 읽던 남자의 변신
김현호 기자
2026-08-21 08:25:00
차승환 BNH인베 이사 인터뷰…"변리사로 기술의 권리 읽다가…이젠 바이오의 미래 가격 매깁니다"
이 기사는 2026-08-20 06:55: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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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환 BNH인베스먼트 이사.(사진=BNH인베스트먼트)

[딜사이트 김현호 기자] 기술의 권리를 읽던 변리사가 미래 가격을 매기고 있다. 특허 속 기술이 연구실을 빠져나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지, 나아가 투자자에게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을 지를 판단하는 일이다. 변리사 최초로 바이오 전문 VC에서 심사역으로 활약 중인 차승환 BNH인베스먼트 이사는 기술과 시장 사이의 간극을 메우며 투자 기회를 찾아가고 있다.


특허법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의 관심은 기술 그 자체에 맞춰져 있었다. 기업이 보유한 기술에 얼마나 새로움이 있는 지, 그 가치를 특허라는 울타리로 얼마나 단단하게 보호할 수 있는가를 들여다봤다. 이후 국민은행에서 기술신용평가(TCB) 업무를 맡으면서 시야는 기업 전체로 넓어졌다. 기술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이를 실제 사업으로 끌고 갈 조직의 역량과 재무 여건까지 함께 살피기 시작했다.


2020년 BNH인베에 합류하면서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 이제는 좋은 기술인지 평가하는 것 만으로 부족했다. 좋은 기술이 좋은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 결국 누군가 돈을 내고 살 기술인지 판단해야 한다. 차 이사는 “특허로 기술력을 판단할 수는 없어 결국 기술을 살펴봐야 한다”며 “특허는 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일 뿐 일종의 보험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보험은 평소에는 존재감이 크지 않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진가를 드러낸다. 바이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술 이전을 주요 수익모델로 삼는 만큼 핵심 파이프라인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면 공든 탑이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차 이사가 특허의 개수보다 실제 기술을 얼마나 넓고 오래 보호할 수 있는 지에 관심을 두는 이유다.


BNH 하우스에 합류한 뒤에는 그동안 쌓은 경험이 하나로 합쳐졌다. 특허를 볼 때는 변리사의 눈을 꺼내고 기업을 평가할 때는 TCB 경험을 불러온다. 마지막 투자 판단에서는 VC의 계산기를 두드린다. 특히 바이오 투자는 이 세 가지 시선이 동시에 필요한 영역이다. 상당수 기업이 당장 매출과 이익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심사역으로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질문이었다. 이제는 ‘누가 이 기술을 살 것인가’를 묻는다. 기술의 완성도만큼 시장이 실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중요해진 셈이다. 차 이사는 “좋은 데이터를 만들면 빅파마가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과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파악한 뒤 데이터 패키지를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후자의 방식으로 사업을 준비하는 기업이 훨씬 설득력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 이사는 바이오 기업은 기술력만큼 이를 시장에 내다 팔 수 있는 역량이 있는가를 따진다. 특히 창업자가 기술 이전이나 사업개발(BD) 과정에서 상대방의 요구를 직접 경험해 봤는 지를 눈여겨본다. 좋은 연구 결과를 만드는 것과 이를 글로벌 제약사가 탐낼 상품으로 가공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서다.


차승환 이사가 찾는 건 단순히 기술이 아니다. 연구실에서 탄생한 기술은 기업이 성장시켜 시장에서 제 구실을 해야 한다. 사람들의 목숨을 살리고 그에 합당한 경제적 대가를 챙기는 일이다. 그는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시장에서 원하는 사람이 없다면 사업은 영속될 수 없다”며 “기술 자체의 경쟁력 뿐만 아니라 누가 이 기술을 필요로 하는 지, 실제 거래로 이어질 수 있는 지를 함께 본다”고 말했다.


변리사 시절 기술의 권리를 읽고 은행에서 기업의 체력을 살폈다면 이제는 그 기술이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 지를 가늠한다. 기술을 보는 눈에 시장을 읽는 감각을 더하는 것, 차 이사가 바이오 기업의 미래 가격을 매기는 방식이다.


◆벤처캐피탈리스트 차승환 약력


학력 :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변리사

주요 경력 : 특허법인 하나, 특허법인 무한, KB국민은행

BNH인베스트먼트 : 2020년 입사, 5개 펀드의 핵심 운용인력

주요 투자 포트폴리오 : 온코닉테라퓨틱스, 피노바이오, 포트래이

기타 : 바이오 전문 VC 최초의 변리사 출신 심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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