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비상장 부동산 디벨로퍼였던 명운산업개발이 시장에서 주목받은 것은 코스닥 상장사 유니슨을 인수하면서다. 자연스럽게 유니슨 최대주주 명운산업개발을 움직이는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강학 회장과 산업부 고위공무원 출신 정종영 사장이 키맨이다. 김 회장과 정 사장은 한국풍력산업협회에서 각각 회장과 부회장으로 있다.
해상풍력 시행·개발사였던 명운산업개발은 풍력 터빈 제조업체 유니슨을 품에 안으면서 해상풍력 수직계열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김 회장은 부동산 개발에서 쌓은 막강한 자금력이 무기로 꼽힌다. 산업부 고위공무원을 지낸 정 사장의 경우 관가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명운산업개발은 올초 기존 대주주 아네모이의 16회차 전환사채(CB)의 전환권을 행사하면서 유니슨 최대주주가 됐다. 앞서 16회차 CB를 인수할 때 사업 파트너인 비그림파워코리아에서 170억원을 차입했다. 비그림파워코리아는 낙월블루하트 지분 49%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운산업개발은 이어 아네모이에서 17회차 CB를 장외 취득했다. 명운산업개발이 김 회장 개인에게서 408억원을 차입했다. 이 전환권을 행사하면 명운산업개발이 보유한 지분율은 9%대에서 20% 가까이 상승한다. 김 회장 스스로 수백억원의 돈을 빌려주며 자금력을 드러내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명운산업개발은 김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부동산 디벨로퍼로 2010년 설립됐다. 1972년생의 김 회장은 호남 출신 기업인으로 광주 광덕고와 전남대 토목공학을 졸업했다. 현대건설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으며 부동산업계에서 잔뼈가 굵다.
그는 2003~2007년 군산CC 시행·시공을 총괄했다. 폐기된 염전 부지를 매입해 골프장을 건설했다. 김 회장은 지금 군산CC 부회장도 겸하고 있다. 강남역센트럴푸르지오 시행, 영양풍력발전단지 개발 등의 경력도 눈에 띈다.
특히 김 회장은 과거 리얼케이프로젝트금융투자를 운영하며 재미를 본 이력이 있다. 강남역 1번 출구 인근에 상가형 오피스텔인 강남역센트럴푸르지오 728실 분양을 맡았다. 4000억원 규모 분양으로 리얼케이가 거둔 순이익만 540억원가량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지는 넥슨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이른바 부동산 게이트에도 등장했던 곳이다.
넥슨이 우 전 수석 처가 소유 강남 부지를 매입했으나 이후 김 회장의 리얼케이 쪽에 되팔았고 김 회장이 오피스텔 분양으로 수백억원의 돈을 벌었다는 것이다. 당시 일부 언론에서는 김 회장과 서민 넥슨 전 대표가 고교 동창으로 넥슨이 손해본 수상한 거래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종영 사장의 경우 해상풍력 사업화를 위해 김 회장이 영입한 인물로 해석된다. 정 사장은 산업부 국장급 고위관료 출신 기업인이다. 김 회장이 해상풍력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유관 부처 고위 공무원을 영입한 것이다. 해상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의 경우 산업부 주도로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가 집행과 관리를 전담해 운영하는 구조다. 정 사장은 서울대 엘리트 출신으로 산업부에서 오래 일하며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1970년생의 정 사장은 전북 상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미국 머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김 회장과 같은 호남 출신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원전산업정책과장을 맡아 탈원전 정책 추진에 앞장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사장은 2019년 감사원의 감사 직전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자료를 삭제해 불구속 기소되면서 어려움도 겪었다. 산업부 원전 3인방으로 불리기도 했다. 1심에서 유죄를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정 사장은 2024년 9월 공직에서 물러났으며 고위공무원 근무 당시 확보한 네트워크에 힘입어 명운산업개발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현재 총괄사장도 키맨으로 꼽힌다. 명운산업개발이 주도해 전남 영광 앞바다에 추진 중인 국내 최대 규모(365MW) '영광 낙월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시행사인 낙월블루하트의 대표이기도 하다. 한국전력에서 40년가량 근무한 전력 계통 전문가다. 명운산업개발에 합류한 뒤 낙월해상풍력 프로젝트와 후속 프로젝트인 한빛해상풍력(340MW) 등을 현장에서 총괄하고 있다. 강 사장은 강종만 전 영광군수와 사촌 관계로 파악됐다.
김 회장은 부동산 시행·개발에서 번 큰돈으로 상장사 유니슨을 인수하는데 돈을 대는 등 자금줄 구실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해상풍력발전사업 규제 부처로 밀접하게 연관 있는 산업부, 한전 출신을 끌어들이며 해상풍력 사업의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김강학 회장이 유니슨 인수를 계기로 풍력협회 회장, 부회장을 맡으며 협회마저 거머쥔 형국이다”고 평가했다. 딜사이트는 유니슨을 통해 명운산업개발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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