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호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프랑스 사노피와 12년 이상 협력해 온 폐렴구균 백신 개발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회사가 그동안 2000억~3000억원 규모의 비용을 폐렴구균 백신 개발 및 생산시설 증설에 쏟아부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사 최초로 대규모 글로벌 임상을 통한 프리미엄 백신 개발을 완수한다는 목표다.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폐렴구균 백신은 국가 필수예방접종에 포함되지 않아 본인 부담으로 접종해야만 하는 프리미엄 백신이다. 시장조사업체인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폐렴구균 백신 시장 규모가 올해 91억5000만 달러(약 13조원)이며, 연평균 6.17%씩 성장해 2034년 147억6000만 달러(약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프랑스 사노피는 2014년부터 폐렴구균 시장 진출을 위해 협력해 왔고 그 결과물이 미국과 한국, 호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임상 3상에 진입한 21가 폐렴구균 백신 후보물질 ‘GBP410'이다.
GBP410은 90여가지 폐렴구균 혈청형 중 21가지를 동시에 예방하는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410을 글로벌 시장 주도 약물인 미국 화이자의 13가 및 20가 프리베나 백신 제품군이나 최근 등장한 미국 머크(MSD)의 21가 백신 ‘캡박시브’ 등의 대항마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노피는 임상 2상에서 비교적 대규모 인원에 대해 효과를 보았던 만큼 3상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다. 양사는 지난 2023년 6월 영유아(생후 42~89일·140명) 및 소아(생후 12~15개월·712명) 등 총 852명 대상 GBP410의 글로벌 임상 2상에서 대조군과 동등한 수준의 면역원성과 안전성 등을 확보했다.
양사는 지난 2024년 12월 GBP410의 임상 3상의 첫 환자 투약을 호주에서 개시했고 미국과 한국 등 글로벌 지역에서 최종 투약 인원을 7700명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7월 중국에서 임상 1/3상이 추가로 승인되면서 그 규모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GPB410의 글로벌 임상 3상은 기존 설정한 7700명 이외에 중국 인원이 더 추가된다. 얼마나 추가할지는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2028년 모든 임상 3상을 완료하고 2029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노피는 GBP410관련 모든 연구비를 절반씩 분담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발굴 단계 개발부터 착수 약 1년 9개월이 지난 임상 3상까지 각사가 부담한 연구개발비 및 생산시설 투자금액이 최소 2000억원 이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연구개발비는 1558억원으로 전년(1062억원) 대비 약 46.8% 증가했다. GBP410의 임상 3상이 2025년에 본격 확대된 만큼 연구비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폐렴구균 3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또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23년 자체 투자금 815억원에 사노피의 공동투자금을 더해 안동 L하우스 내 폐렴구균 백신 생산시설을 증축하는 계획을 공표했다. 2년 뒤인 지난해 6월 해당 시설은 준공됐다.
다만 GBP410의 남은 후기 임상과 상업화에 있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부담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5월 말 정부가 회사의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개발에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3000억원 규모 자금 지원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기금운용심의위가 초저리 장기차입 방식으로 이 자금을 지원하게 되며, GBP410의 남은 임상 3상과 생산시설 고도화 등 상업화 준비에 쓰일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집계는 하지 않고 있지만 GBP410 연구개발에만 수천억원의 비용이 쓰였다”며 “국내사가 수행한 가장 큰 규모의 프리미엄백신 개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머크의 21가 경쟁 제품이 성인 한정인 것과 달리 소아나 영유아 임상이 진행된 만큼 접종 연령 범위에서 GBP410이 이점을 확보할 것”이라며 “출시 성공 시 백신 분야 글로벌 유통망을 보유한 사노피를 통해 빠르게 시장성을 확보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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