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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 아웃라이어 신동운…"VC 공식 하나씩 다시 쓰겠다"
김현호 기자
2026-08-21 07:55:00
IBK벤처투자 수장 6개월…관행 버리고 딥테크에서 역주행 비주력 산업까지 보폭 확대하며 나침반 역할 강조
이 기사는 2026-08-20 07:15: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김현호 기자] 내부 승진과 계열사 주류가 건너오던 IBK기업은행 자회사에 신동운 IBK벤처투자 대표는 이른바 아웃라이어다. 20일 만난 신동운 대표는 “익숙한 관행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왜 이렇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던지며 투자와 의사결정 방식을 새롭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밥상에는 김치가 필요하듯 주력 산업은 당연하고 소외된 산업까지 투자 영역을 넓혀 포트폴리오를 넓히겠다는 것이 신 대표의 포부다. 그는 “관성적 문법을 따르기보다 임직원들이 자신들만의 질문으로 VC의 공식을 하나씩 다시 쓰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 "벤처캐피탈을 정책금융에 가두지 않겠다"


취임 6개월을 맞은 신동운 대표는 IBK벤처투자를 단순한 정책금융 수행회사라는 틀에 가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책성과 수익성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기보다 두 가지 역할이 함께 작동하는 조직을 만들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조직에 신선한 구조를 덧댔다. 기존 정책·전략투자팀에 혁신성장투자팀을 신설해 문화콘텐츠와 에너지 등 비주류 산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기로 했다.


신동운 대표가 조직에 던진 주문은 ‘나침반을 보라’는 것이다. 스타트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문제를 풀고 있다면 데스밸리 구간에서 단기 성과를 재촉하기보다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VC의 몫이라는 의미다. 빨리 달리는 오답보다 조금 느리더라도 정답을 향해 가는 기업에 자금을 공급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신 대표는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가능성 없는 기업이라 판단하면 안 된다”며 “중요한 문제를 계획대로 풀고 있다면 기다리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 모두가 딥테크로 달릴 때…IBK는 소외군 돌봐야


나침반이 향하는 곳은 딥테크만이 아니다. AI와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은 계속 가져가되 상대적으로 소외된 분야에서도 기회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신 대표는 이를 밥상에 빗댔다. 그는 “AI와 반도체 투자는 밥과 먹는 김치 같은데 매일 김치만 먹을 수는 없으니 다른 반찬도 함께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잘나가는 산업에 줄을 서기보다 시장에 필요한 자금이 어디에 부족한 지를 살피겠다는 의미다.


투자 대상을 넓히는 만큼 펀드 운용 방식도 한 가지 문법에 가두지 않았다. 마라톤과 유사한 블라인드펀드는 물론 단거리 경주에 가까운 프로젝트펀드도 적극 활용했다. 대표적으로 AI 솔루션 개발사인 업스테이지에 투자하기 위해 사제파트너스와 421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했다. 신생사인 탓에 트랙레코드가 충분하지 않아 프로젝트펀드로 성과를 쌓은 뒤 이를 블라인드펀드 결성을 위한 조미료로 사용하겠다는 계산이다.

지속 가능한 투자를 위해 새롭게 판을 짠 신 대표는 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된 기존 의사결정 관행도 걷어냈다. 대표가 모든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해야 한다는 관행을 버리고 심사역 중심의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그는 “IR에 직접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심사역이 기업을 먼저 살펴본 후 이를 공유하면 될 일”이라며 “경영진 일정 때문에 좋은 기업을 검토하는 시점이 늦어질 이유는 없다”고 했다. 직접 투자에는 긴 호흡을 주문했지만 하우스 내부에는 속도전을 주문한 셈이다. 투자 기업에는 나침반을 살펴보되 조직 안에서는 불필요한 신호등을 걷어내겠다는 것이다.


◆ 공격적인 조직확대…하우스 성장의 골든타임


유망 기업을 발굴하고 투자하기 위해 조직은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IBK벤처투자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심사역 약 10명을 영입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약 5명은 투자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을 영입해 산업별 전문성과 조직의 중심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올해 총 2500억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결성하고 1250억원을 투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투자금의 30~40%는 초기 기업에, 나머지는 중·후기 기업에 배분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올해를 설립 단계를 넘어 성장 국면으로 진입하는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그가 다시 쓰려는 VC 공식은 기업과 운용사에 서로 다른 속도를 적용하는 것이다. 방향을 제대로 잡은 기업에는 충분한 시간을 주되 투자회사는 결정의 군더더기를 걷어내 빠르게 움직인다. 스타트업에는 기다림을, 조직에는 민첩함을 요구하는 것이 신 대표가 그리는 IBK벤처투자의 새 문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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