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추진 중인 슈퍼브AI(슈퍼브에이아이)가 산업 AI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무와 거버넌스 체계를 상장사 수준으로 정비하는 한편 데이터와 모델, 고객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회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키워 상장에 힘을 싣겠다는 계획이다.
상장 준비를 총괄하고 있는 임지환 슈퍼브에이아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5일 본지와 만나 "회사가 이제는 스케일업이 필요한 단계라고 판단했다"며 "그 관점에서 필요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합류 이후 가장 먼저 추진한 과제로 ▲국제회계기준(IFRS) 전환 ▲상장사 수준의 이사회·감사위원회 구축 ▲기술과 사업을 연결하는 성장 전략 수립을 꼽았다.
임 CFO는 "기술 기반 회사이다 보니 기술적으로는 강했지만 사업화는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며 "지난해 말부터 방향을 찾기 시작했고 이를 바탕으로 어떻게 스케일업할 수 있을지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임 CFO는 회사가 지향하는 방향을 '인더스트리얼 비전 인텔리전스 포 피지컬 월드(Industrial Vision Intelligence for Physical World)'라는 한 문장으로 설명했다. 자체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AI를 만들고 이를 피지컬 AI까지 확장하는 것이 회사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그는 "산업 현장에서 실제 작동하고 그것이 반복적인 사업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검증된 비전 AI 기업을 지향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AI 도입과 활용 전반을 지원하는 회사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 CFO는 슈퍼브에이아이가 자체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 '제로(ZERO)'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직접 판매하는 모델 기업이 아니라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애플리케이션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방향에 맞춰 사업 전략도 변화했다. 초기에는 데이터 구축과 라벨링 서비스를 통해 산업 데이터를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AI 개발 플랫폼과 비전 AI 솔루션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경험을 피지컬 AI까지 확장하고 있다.
임 CFO는 "서비스 사업을 통해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솔루션을 고도화한다"며 "좋아진 제품은 다시 새로운 고객 확보로 이어지고 고객이 늘어나면 더 많은 산업 데이터가 축적된다. 데이터와 모델, 고객이 서로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회사 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은 사업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삼성과 현대자동차, KT, 우아한형제들, 토요타, 닛폰스틸,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국내외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산업 현장 레퍼런스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 고객의 순매출유지율(NRR)은 약 125%를 기록하고 있으며 대기업 고객 비중도 2022년 6%에서 지난해 29%까지 확대됐다.
그는 "처음에는 작은 프로젝트로 시작하지만 고객의 신뢰를 얻으면 다른 계열사나 사업장으로 확장되는 '랜드 앤 익스팬드(Land & Expand)'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CFO는 피지컬 AI를 이 같은 사업 모델을 더욱 확대할 새로운 성장축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퍼브에이아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 LG AI연구원 컨소시엄에 참여해 비(非)LG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상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맡고 있다.
임 CFO는 독파모 참여 경험이 실제 사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파모 참여를 통해 기술력을 국가 차원에서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며 "이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와 레퍼런스가 실제 사업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회사는 최근 방산 분야에서 3년간 57억원 규모의 피지컬 AI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임 CFO는 AI 기업의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기술과 사업의 선순환을 꼽았다. 그는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자체 AI 모델 역량과 쉽게 확보하기 어려운 산업 데이터가 중요하고 사업적으로는 글로벌 고객이 인정하는 반복 가능한 매출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기술과 사업이 함께 선순환하는 구조가 회사의 경쟁력이자 기업가치의 기반"이라고 말했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이러한 사업 모델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임 CFO는 "일본은 진입하기는 어렵지만 한번 고객으로 인정받으면 장기적으로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에서 쌓은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일본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이지만 새로운 AI 기술을 가장 먼저 검증받을 수 있는 곳"이라며 "현재 글로벌 유통·물류 기업과 개념검증(PoC)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에서 인정받으면 국내와 아시아 시장에서도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슈퍼브에이아이는 최근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통과했으며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미국 투자자들로부터 2024년까지 약 300억~355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지난해 말 140억원 규모의 프리IPO를 마무리하며 누적 투자금 약 630억원을 확보했다.
이미지·영상·3D라이다 등 비전 데이터를 판독·식별하는 컴퓨터 비전AI와 이를 개발·운영하는 올인원SaaS'슈퍼브 플랫폼'을 앞세워 제조·물류·모빌리티 현장에 특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CES2026에서 엔비디아 '피지컬AI에코시스템' 파트너사로 선정된 데 이어 'GTC타이베이 2026 파트너 에코시스템'에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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