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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욕지도 바다의 해상풍력 시계
김태은 기자
2026-08-19 08:25:00
기존 해상풍력 사업에 편입 고시 부재… 어민·사업자 모두 ‘진퇴양난’
이 기사는 2026-08-18 15:05:41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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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김태은 기자] “어업인과의 갈등이 커요. 주민 수용성 확보가 가장 큰 문제죠”


경남 통영 욕지도 해상풍력사업 현장 관계자의 탄식이다. 지난 3월 해상풍력특별법이 제정되며 정부가 풍황·어업 활동·환경 영향 등을 직접 검토하는 속도전에 돌입했지만 욕지도의 사정은 다르다. 이곳 해상에서는 뷔나에너지·현대건설·한국남동발전·IS동서 등 개별 사업자가 추진하는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 4개가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이 사업들이 모두 특별법 제정 이전에 시작된 탓에 법적 사각지대 속에서 어업인과 사업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갈등의 핵심은 사업 입지가 주요 조업구역과 고스란히 겹친다는 데 있다. 현장 관계자는 “풍력발전기 간 거리가 약 1km 수준인데 통상 어구 설치 범위가 이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아 기존 방식의 조업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생존권을 위협받는 어업인 입장에서는 납득할 만한 피해보상이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사업을 수용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사업자 역시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아직 해상풍력특별법의 편입 고시가 나오지 않아 기존 사업 절차를 밟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다. 어업인의 요구를 수용해 입지를 옮기려 해도 풍황 계측 데이터 수집과 인허가에만 다시 수년이 소요된다. 이해당사자와 전문가, 정부를 아우르는 갈등조정협의회를 구성할 수 있는 ‘환경영향평가 중점평가 대상’ 지정마저 무산됐다. 이미 상당한 시간과 자금을 투입한 사업자로서는 사업을 철회할 수도, 어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 난맥상을 풀어낼 중재 기준조차 마땅치 않다. 국내 해상풍력의 실증 사례가 부족하다 보니 어업 피해 규모를 객관적으로 산정하기 어렵고 보상 체계나 이익공유 모델도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탓이다. 현재 욕지도 어업인들은 발전 수익을 나누는 이익공유제 도입을 요구하는 반면 사업자들은 신중론으로 맞서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현장에서는 특별법 편입 고시가 조속히 제정되는 것만이 사업 지연을 막을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공공 주도 사업이 아닌 개별 추진 사업인 만큼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처럼 지자체나 정부가 적극적인 중재자로 나서기도 어렵다. 결국 기존 추진 사업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일 법적 기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오는 9월 편입 고시 행정예고를 추진한다는 방침이지만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 어업인과 사업자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특별법이 앞으로 펼쳐질 해상풍력 사업의 길잡이라면 욕지도는 제도 시행 이전 사업들이 떠안은 갈등을 어떻게 풀어낼지 묻는 숙제다. 편입 고시 조기 시행은 물론 정부 감독하에 놓일 환경영향평가 역시 객관적이고 엄정하게 이뤄져야 주민 갈등으로 인한 과도기를 최소화할 수 있다. 해상풍력을 향한 정부의 진정성은 공공 주도 대형 단지로 조명받는 서해안뿐 아니라 법적 사각지대에 남아 표류하는 욕지도 바다 위에서도 증명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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