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은 기자] 씨에스윈드가 글로벌 풍력시장 확대에 힘입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상 각국의 정책·통상 환경 변화에 기업가치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재생에너지 산업이 공급망과 에너지 안보를 둘러싼 전략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 정책은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씨에스윈드는 세계 1위 풍력타워 제조업체다. 풍력발전기의 기둥 역할을 하는 풍력타워와 발전기를 바다에 고정하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생산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풍력발전 설비의 안전성과 효율을 결정하는 핵심 기자재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약 90%가 풍력타워 사업에서 나왔다.
해외 시장 의존도가 높은 것도 특징이다. 미주와 유럽 비중이 약 86%에 달하며 베트남, 미국, 포르투갈, 중국, 터키, 대만 등에 생산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베스타스(Vestas), 지멘스가메사(SGRE), 오스테드(Orsted) 등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이다.
씨에스윈드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은 2023년 1조5202억원에서 2024년 3조725억원으로 급증한 뒤 지난해 2조931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23년 1042억원, 2024년 2555억원, 2025년 3203억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의 경우 매출 7111억원, 영업이익 74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2%, 40.7%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프로젝트 간 공백에 따른 일시적 영향으로 보고 있다.
중장기 실적 개선에도 씨에스윈드의 주가는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씨에스윈드 주가는 3만6700원에서 7만5500원까지 오르며 저점 대비 100%가 넘는 변동성을 나타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주가가 변동성 문제뿐 아니라 기업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 실적 기준 씨에스윈드의 PER은 10.7배인 반면 해외 비교업체 평균은 25.3배로 58% 할인된 밸류에이션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PBR 역시 씨에스윈드가 1.6배인데 비해 비교업체 평균은 6.1배로 73%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주가 변동성의 배경에는 해외 정책 환경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 재생에너지 전환 정책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국내 시장 규모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씨에스윈드 역시 해외 시장 의존도가 높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의 정책 변화가 실적 전망과 투자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풍력 시장의 전망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특히 유럽의 해상풍력 투자 확대는 주 고객사인 GE버노바(GE Vernova), 베스타스(Vestas) 등 글로벌 터빈 업체들의 수주 증가로 이어지며 씨에스윈드에도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축소 가능성과 11월 중간선거 이후 정책 방향 변화, 고금리 기조 등은 풍력 발전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에 녹색 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재생에너지 산업이 공급망과 에너지 안보를 좌우하는 전략 산업으로 부상한 만큼 해외 프로젝트 수주와 공급망 확보 과정에서 정부 차원의 외교적 지원을 강화하고 중국 중심의 공급망 구조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은 터빈과 발전기에 사용되는 희토류, 블레이드 소재인 탄소섬유 등 핵심 소재 공급망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풍력타워 업체들의 해외 진출도 빨라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는 AI 산업에 굉장히 많은 포커스가 가 있지만 한국 산업에서 AI 산업, 석유화학, 철강 등 전통 산업, 녹색 산업 세 축 모두가 중요하다"며 “AI는 미국과 중국 경쟁으로 구도가 잡혔지만 녹색 산업의 경우 중국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가 유력 기업과 생태계가 있는 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원전도 해외시장 개척이 기업한테만 맡겨져 있지 않은 것처럼 녹색 산업 분야에서도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시장 개척에 지원해줘야 한다"며 “정부가 공공조달, 핵심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지원, 최소한의 부품 공급 체계 등 관련된 산업 생태계를 위한 별도 정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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