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과 물류센터 화재 등 잇단 악재에도 2분기 견조한 외형 성장세를 이어갔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이탈했던 고객 대부분이 복귀했고 신규 고객 유입도 이어지면서 성장 흐름을 빠르게 회복한 덕분이다. 다만 일회성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향후에는 핵심 전략 시장인 대만 사업의 연착륙 여부가 중장기 성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쿠팡은 올해 2분기 매출 13조원을 넘기며 견조한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 2분기 매출 13조3007억원(88억5600만달러)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수치로,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10% 성장한 것이다. 앞서 쿠팡은 올해 1분기에도 매출 12조4597억원(85억400만달러)을 기록하며 고정환율 기준 전년 동기 대비 8%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쿠팡은 이번 실적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고객 이탈 영향이 사실상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고객 지출의 대부분은 변동이 없고 지출이 감소한 고객은 전체의 일부"라며 "대부분의 고객이 이미 복귀한 상태"라고 말했다.
기존 고객이 돌아온 데 그치지 않고 오히려 신규 고객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 회원 수는 이미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여기에 사고 기간 이탈해 아직 복귀하지 않은 고객을 제외한 전체 고객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이는 사고 이전인 지난해 2분기 프로덕트 커머스 성장률(17%)과 비슷한 수준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전의 성장 흐름을 사실상 회복했다는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수익성 개선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따른 약 62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쿠팡은 영업손실 8350억원(5억5600만달러), 당기순손실 8560억원(5억7000만달러)을 기록하며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쿠팡은 과징금에 대해 법원을 통해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지만 회계상 이번 분기 판매관리비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에도 최근 인천 물류센터 화재에 따른 손실이 반영될 예정이며 국세청이 부과한 추가 납부 세액에 대해서도 행정·사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잇단 일회성 비용이 이어지는 만큼 수익성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쿠팡은 잇단 악재에도 성장 전략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핵심 전략시장인 대만에서 새벽배송 서비스를 본격화하며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쿠팡은 대만을 한국형 로켓배송 모델의 첫 해외 이식지이자 아시아 시장 확장의 시험대로 삼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쿠팡은 한국에서 검증한 로켓배송 모델을 대만에 그대로 옮기고 있다. 10년 넘게 축적한 기술과 운영 프로세스, 시스템, 배송 노하우를 현지에 적용한 결과 서비스 도입 1년 만에 배송 물량 대부분을 주 7일 익일배송 체계로 처리하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대만 로켓배송과 파페치, 쿠팡이츠 등을 포함한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2조1492억원(14억31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고정환율 기준 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성장사업 조정 에비타(EBITDA) 손실은 3289억원(2억19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하며 손실 폭도 축소됐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한국의 고객 기반이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과 같은 성장 구조가 대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며 "대만은 한국과 같은 복리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고 평가했다.
이어 "초기 공급망의 비효율을 해소하고 거래량이 늘어나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대만의 손익 구조도 한국이 개척한 길을 따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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