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11월부터 저PBR 기업 명단을 공개한다. PBR(Price 낮은 기업가치를 장기간 방치한 상장사에 압박을 가해 실질적인 밸류업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개선 노력을 입증하지 못한 기업에는 저PBR 주홍글씨가 새겨질 수 있어 상장사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상장 벤처캐피탈(VC) 역시 대표적인 저평가 업종으로 꼽힌다. 상장 VC의 PBR 현황과 저평가 배경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김현호 기자]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국내 상장 VC 가운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가장 높은 기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하우스 PBR은 1.76배로 DSC인베스트먼트(1.53배), SV인베스트먼트·아주IB투자(1.34배)보다 높은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유망 포트폴리오의 기업가치 상승과 향후 회수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래에셋그룹이 보유한 브랜드 신뢰도와 투자 역량에 대한 시장의 프리미엄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스페이스X 효과로 PBR이 9.46배까지 치솟은 지난 5월 18일과 비교하면 현재는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미래에셋그룹이 스페이스X 투자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공동 투자자로 나서 약 4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 자체는 전체 운용자산(AUM)이나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스페이스X가 세계 최대 규모의 비상장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당시 주가도 6만74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새로 썼지만 현재는 1만4000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이 단기간에 주가에 선반영된 반면 실제 회수 시점과 수익 규모가 구체화되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식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40억원 수준의 투자금과 비교해 주가 상승 폭이 과도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다 급등 이후 차익실현 매물까지 쏟아지면서 기업가치 조정이 가팔라졌다는 분석이다.
급격한 조정에도 하우스의 PBR은 상장 VC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수치만으로 스페이스X 이외의 투자자산이나 회수 역량이 충분히 평가받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시장의 관심이 단기적인 상장 이벤트에서 벗어난 만큼 앞으로는 주요 포트폴리오의 기업가치 상승이 실제 회수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가 기업가치의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굵직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하우스로 꼽힌다. 광고기술 기업 몰로코를 비롯해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사 업스테이지, 중고차 거래 플랫폼 헤이딜러 운영사 피알앤디컴퍼니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몰로코는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기업가치 10조원 안팎이 거론되고 있으며 리벨리온은 6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정부가 오는 11월부터 저PBR 기업 명단을 공개하는 등 상장사의 기업가치 제고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동종업계와 달리 구체적인 밸류업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저평가 기업으로 분류될 가능성은 낮지만 개별 포트폴리오 이슈에 따라 주가가 큰 폭으로 움직인 만큼 기업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방안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배당과 자사주 활용 등 주주환원 정책은 물론 중장기 수익성 목표와 주요 포트폴리오의 회수 전략을 제시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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