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출범 5년차를 맞이한 LX그룹. 2021년 5월 LG그룹에서 독립한 이후 외형도 재계 내 존재감도 몰라보게 커졌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 행보가 성장의 발판이 됐다. 출범 당시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에도 미치지 못했던 LX그룹의 재계 순위는 43위까지 올라섰다. 세대교체도 가시화하고 있다. 구본준 회장이 어느덧 70대 중반에 접어든 사이, 30대 후반인 장남 구형모 사장은 이달 중 지주사 LX홀딩스 최대주주에 오르며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선다. 새로운 변화를 앞둔 LX그룹의 현재와 향후 행보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올해 출범 5년을 맞은 LX그룹의 성장 궤적이 가파르다. 2021년 LG그룹에서 독립한 이후 인수합병과 신사업 투자를 이어간 결과 자산 규모는 두 배 가까이 불어났고, 주요 사업회사의 매출도 16조원대에서 22조원대로 확대됐다. 재계 순위 역시 43위까지 올라서며 독립 기업집단으로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LX그룹은 올해로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지 5년을 맞았다. LX그룹은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 별세 이후 구광모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면서, 장자가 그룹 본류를 잇고 형제들이 일부 계열사를 들고 독립하는 범LG가의 전통에 따라 2021년 5월 출범했다. GS그룹과 LS그룹, LIG그룹, LF 등도 이 같은 범LG가의 계열분리 전통에 따라 독립했다. LX라는 사명은 LG의 명맥을 잇는다는 의미의 ‘L’과 미래를 뜻하는 ‘NEXT’의 ‘X’를 결합해 만들었다.
출범 당시 LX그룹은 지주사 LX홀딩스를 중심으로 LX인터내셔널과 LX하우시스, LX세미콘, LX MMA를 자회사로 두고 독자 경영에 나섰다. LX판토스는 LX인터내셔널의 자회사로 함께 편입됐다. 상사·물류와 건자재, 반도체, 화학소재 등 서로 다른 사업군을 기반으로 출발한 만큼 독자적인 성장축을 확보하는 것이 초기 과제로 꼽혔다.
그룹을 이끄는 구 회장은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3남으로, 1987년 금성사에 입사했다. 이후 LG화학과 LG반도체,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를 거쳤다. 철저한 기획력과 신사업 발굴 역량을 바탕으로 그룹 내 ‘전략통’으로 꼽혀왔다.
구 회장은 LX그룹 출범 이후 적극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2021년 7월 열린 첫 사장단 회의에서 그는 “LX만의 중장기 비전 수립과 일하는 방식이 반드시 확립돼야 한다”며 “수익성 위주의 성장 기반 구축과 중장기 성장 전략 추진에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LG그룹에서 물려받은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LX만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실제 LX그룹은 LX인터내셔널을 중심으로 인수합병과 지분 투자를 이어가며 사업 영역을 넓혔다.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기존 사업의 성장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행보였다.
2022년에는 친환경 바이오매스 발전소 운영사 포승그린파워 지분 63.34%를 947억원에 인수했다. 바이오매스와 수력 등 신재생 발전을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이듬해에는 소재사업 다각화를 위해 한국유리공업 지분 100%를 5925억원에 품었다. 이후 사명을 LX글라스로 변경하고 LX하우시스와 건자재 사업의 시너지 창출을 추진했다. 한국유리공업 인수는 그룹 출범 이후 처음 단행한 대형 인수합병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이 밖에도 차량용 반도체 설계회사 텔레칩스 지분 10.9%를 인수하고 북미 물류회사 트래픽스에 투자했다. 2024년에는 인도네시아 AKP 니켈광산 지분 60%를 1330억원에 취득하며 핵심광물 사업에도 진출했다. 최근에는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전문업체 BSG파트너스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거래 규모와 사업 성격은 각각 달랐지만, 매년 인수와 투자를 이어가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온 셈이다.
LX그룹은 이 같은 확장 전략을 발판으로 지난 5년간 자산 규모를 빠르게 키웠다. LX그룹의 2025년 말 기준 자산총액은 13조3500억원으로, 계열분리 이전인 2020년 7조1799억원보다 85.9% 증가했다.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약 13.2%다. 출범 당시 계열분리 과정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에 별도 편입되지 않았던 LX그룹은 이후 재계 순위 43위까지 올라섰다. 계열사 수도 11개에서 18개로 늘었다.
주요 사업회사의 매출도 성장했다. LX인터내셔널과 LX하우시스, LX세미콘, LX MMA 등 4개사의 매출 합계는 2020년 16조246억원에서 2025년 22조2724억원으로 39.0% 증가했다. 출범 당시만 해도 LG그룹의 비주력 사업들이 모인 기업집단이라는 시선이 적지 않았지만, 지난 5년간 외형을 확대하며 독립 그룹으로서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LX그룹은 앞으로도 신사업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구 회장은 올해 3월 LX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준비와 투자를 통해 장기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LX만의 가치를 강화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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