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출범 5년차를 맞이한 LX그룹. 2021년 5월 LG그룹에서 독립한 이후 외형도 재계 내 존재감도 몰라보게 커졌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 행보가 성장의 발판이 됐다. 출범 당시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에도 미치지 못했던 LX그룹의 재계 순위는 43위까지 올라섰다. 세대교체도 가시화하고 있다. 구본준 회장이 어느덧 70대 중반에 접어든 사이, 30대 후반인 장남 구형모 사장은 이달 중 지주사 LX홀딩스 최대주주에 오르며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선다. 새로운 변화를 앞둔 LX그룹의 현재와 향후 행보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LX그룹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LX인터내셔널을 통해 인수한 기업들이 그룹의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룹 출범 이후 최대 규모 인수였던 LX글라스는 인수 첫해 흑자를 냈지만 이듬해 적자로 돌아선 뒤 올해 1분기까지 손실 흐름을 끊지 못하고 있다. 2022년 인수한 포승그린파워 역시 흑자와 적자를 반복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지 못한 모습이다.
◆ LX글라스, 업황 악화에 실적 부진 장기화
6일 업계에 따르면 LX글라스는 ‘한글라스’로 알려진 한국유리공업을 전신으로 한다. LX인터내셔널은 2023년 소재사업 다각화를 위해 한국유리공업 지분 100%를 5925억원에 인수했다. LX그룹 출범 이후 첫 대형 인수합병(M&A)이었다는 점에서 당시 시장의 관심도 컸다.
하지만 인수 이후 실적은 빠르게 악화했다. LX글라스는 2023년 매출 3549억원, 순이익 127억원을 기록했지만 2024년 74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순손실은 1064억원까지 불어났고, 올해 1분기에도 매출 724억원, 순손실 56억원을 기록하며 손실 흐름을 이어갔다. 인수 첫해를 제외하면 이익을 내지 못한 셈이다.
생산설비 가동률도 하락세다. 2023년 각각 84%와 89%였던 원판유리와 코팅유리 가동률은 올해 1분기 73%와 65%로 떨어졌다. 복층유리 가동률은 같은 기간 84%에서 12%로 급락했다.
특히 코팅유리와 복층유리의 가동률 부진은 LX그룹이 유리사업 일원화를 추진했다는 점에서 뼈아픈 대목이다. LX하우시스는 2023년 울산 코팅유리 공장과 복층유리 사업 등을 약 443억원에 LX글라스에 양도했다. 그러나 사업 통합 이후에도 주요 설비의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기대했던 시너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X글라스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용 유리 수요가 줄고 시장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며 “가동률 하락 역시 수요 감소에 맞춰 생산량을 조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LX인터내셔널은 인수 당시 LX글라스를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육성하고, 시장 성장에 맞춰 이익 규모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인수 3년이 지난 현재까지 LX글라스는 새로운 이익 창출원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가 구조를 개선하고 통합 유리사업의 시너지를 끌어낼 구체적인 정상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LX글라스 측은 "건축 시장 회복 지연, 중동 사태로 인한 고유가 및 원가 상승으로 단기간에 외부 요인의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원가 절감 및 제품 다변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업황 회복 시 통합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 포승그린파워, 실적 ‘들쑥날쑥’
포승그린파워 역시 인수 4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은 2022년 친환경·신재생 발전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약 950억원을 투입해 포승그린파워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포승그린파워는 연간 500억~600억원대 매출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해마다 큰 폭으로 출렁였다. 영업이익은 ▲2022년 120억원에서 ▲2023년 14억원으로 급감한 뒤 ▲2024년 91억원으로 회복했지만, ▲2025 3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당기손익은 ▲2022년 44억원 ▲2023년 마이너스(-) 35억원 ▲2024년 30억원 ▲2025년 -7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와 적자를 반복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184억원, 당기순이익 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5억원 늘었다. 지난해 실시한 대규모 정비에 따른 일회성 비용과 가동 차질이 해소되면서 수익성이 일부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지난해 장기적인 안정 운전을 위해 노후 설비를 전반적으로 교체하는 대수선을 실시했다”며 “수십억원의 비용이 발생하고 발전소 가동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실적이 악화했다”고 말했다.
바이오매스를 둘러싼 환경성 논란도 변수로 꼽힌다. 포승그린파워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에 따라 발급받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판매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온실가스 배출과 산림 훼손 문제를 이유로 바이오매스에 대한 정책 지원을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제도 변경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향후 정책 지원이 축소될 경우 수익성 개선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X인터내셔널 측은 “연료 수입 의존도 등 대외 변수에 따른 실적 변동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부터는 설비 안정성이 높아진 만큼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