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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오르는 장남 구형모…수백억 증여세 부담
신지하 기자
2026-08-10 07:15:00
④10일 구본준→구형모 지분 증여…세금 재원 마련 방안 주목
이 기사는 2026-08-07 07:05: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로 출범 5년차를 맞이한 LX그룹. 2021년 5월 LG그룹에서 독립한 이후 외형도 재계 내 존재감도 몰라보게 커졌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 행보가 성장의 발판이 됐다. 출범 당시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에도 미치지 못했던 LX그룹의 재계 순위는 43위까지 올라섰다. 세대교체도 가시화하고 있다. 구본준 회장이 어느덧 70대 중반에 접어든 사이, 30대 후반인 장남 구형모 사장은 이달 중 지주사 LX홀딩스 최대주주에 오르며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선다. 새로운 변화를 앞둔 LX그룹의 현재와 향후 행보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구본준 회장→구형모 사장 지분 증여.jpg
(그래픽=오현영기자)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장남 구형모 LX MDI 사장에게 LX홀딩스 지분 일부를 증여한다. 증여가 마무리되면 구 사장은 구 회장 대신 LX홀딩스 최대주주에 오른다. LX그룹 출범 5년 만에 후계구도가 사실상 매듭지어지는 셈이다. 다만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증여세 재원 마련은 물론, 그룹 일선에 나서기 위한 경영 성과 입증은 구 사장 앞에 놓인 과제로 남아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LX홀딩스 보통주 610만주를 이달 10일 구 사장에게 증여한다. 이는 LX홀딩스 전체 발행주식 7774만5975주의 7.8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증여가 끝나면 구 회장 지분은 1554만1261주(19.9%)에서 944만1261주(12.1%)로 줄어든다. 구 사장 지분은 926만9748주(11.9%)에서 1536만9748주(19.7%)로 늘어 기존 최대주주였던 부친을 앞서게 된다.


LX그룹은 2021년 5월 LG에서 인적분할해 지주사 LX홀딩스를 신설하며 출범했다. 같은 해 12월 구 회장이 구광모 LG그룹 회장 측이 보유한 LX홀딩스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고, 이듬해 6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친족독립경영을 인정하면서 계열분리가 마무리됐다.


구 사장은 일찌감치 후계자로 꼽혔다. 구 회장에게는 장남인 구 사장과 딸 구연제씨가 있는데, 이 중 경영에 참여하는 건 구 사장뿐이다. 범LG가의 장자승계 원칙에 비춰봐도 구 사장이 후계자로 지목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구 사장은 그룹 출범과 함께 LX홀딩스 상무로 합류한 뒤 전무, 부사장을 거쳐 2022년 LX MDI 대표이사에 올랐다. 올해 3월에는 LX MMA 기타비상무이사로도 선임됐다.


지분 증여 후 바뀌는 LX홀딩스 지분구조.jpg
(그래픽=오현영기자)

업계에서는 이번 증여로 발생할 증여세 재원 마련 방안에 주목한다. LX홀딩스 배당이나 구 사장이 보유한 LG 주식 활용 등의 가능성이 거론된다.


상장주식 증여세는 증여일 전후 2개월(총 4개월)간의 평균 주가로 평가된다. 공시일인 7월 10일 종가(7,680원)를 기준으로 단순 추산해 보면, 증여재산가액은 약 468억 480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최대주주 주식 할증평가(20%)가 적용되면 과세표준은 562억원 안팎으로 늘어난다. 과세표준이 30억원을 넘으면 최고세율 50%가 적용되는데 각종 공제 항목을 반영하면 구 사장이 납부할 세금은 260억~3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구 사장이 LX홀딩스에서 받을 배당으로는 증여세 부담을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LX홀딩스는 지난 2월 2025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290원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증여 이후 지분을 대입하면 연간 세전 배당금은 약 45억원에 그친다.

구 사장은 LX홀딩스 외에 LG 지분 252만2744주(1.64%)도 갖고 있는 만큼 여기서 나오는 배당도 증여세 재원 마련에 보탤 수 있다. LG는 2025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2100원을 결정, 이를 대입하면 구 사장 몫은 약 53억원 수준이다. 두 회사 배당을 모두 합쳐도 연간 100억원에 못 미친다.


이에 구 사장이 보유한 LG 지분 일부를 매각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계열분리가 마무리된 만큼 LG 지분을 계속 쥐고 있어야 할 이유가 크지 않아서다. 이달 4일 종가 기준 LG 주가는 10만2000원으로, 구 사장이 보유한 지분(252만2744주) 가치는 2573억원에 달한다. 이는 증여세 추산액의 8배가 넘는 규모로, 이 중 일부 지분만 처분해도 세금 마련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구 사장이 지분 증여에 따른 세금을 한 번에 내기보다 여러 번 나눠낼 수 있는 연부연납 제도를 택할 가능성도 있다. 납부세액이 2000만원을 넘으면 담보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최대 5년간 나눠 낼 수 있어서다. 다만 이 경우 담보 설정은 물론 매년 가산금(현재 연 3.5%)도 함께 부담해야 한다. 구 사장은 앞선 증여 때도 이 방식을 택한 바 있다. 2021년 12월 구본준 회장에게서 850만주를 증여받은 후, 2022년 3월 이 중 719만6000주를 강남세무서에 담보로 맡겼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구형모 사장이 이번 증여세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지난번처럼 연부연납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LG 지분 매각 가능성은 낮게 봤다. 그는 "구형모 사장은 일단 배당을 받으면서 연부연납으로 세금을 풀어갈 것"이라며 "LG 지분은 계열분리와 별개로 집안 내에서 따로 해결해야 하는 성격의 자산이라 쉽게 손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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