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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EB 조기상환 청구 우려에도 유동성 '이상무'
박안나 기자
2026-08-05 07:00:00
주가 교환가액 웃돈 기간 단 12거래일 …9000억 현금성자산 보유·기업가치 제고 기회로
이 기사는 2026-08-04 07: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심 사옥 전경(제공=농심)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농심이 2024년 발행한 교환사채(EB)의 조기상환(풋옵션) 시점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농심 주가가 교환가액을 크게 밑도는 수준에 머물면서 투자자들이 주식으로 교환하기보다 원금의 조기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농심은 9000억원에 가까운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유동성 부담은 제한적이며 조기상환 청구가 현실화될 경우 예탁 자사주를 소각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어 오히려 주주가치 제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주가가 EB 교환가액을 하회하는 데 따른 투자자들의 풋옵션 행사를 풍부한 현금 유동성에 힘입어 조기상환 및 자사주 소각으로 대응해 오히려 주주가치 제고 기회로 삼고 있는 모양새다.


농심은 2024년 9월 1384억5800만원 규모의 사모 교환사채를 발행했다. 물류단지 조성과 공장 증설을 위한 시설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교환권 행사 대상은 농심이 보유한 기취득 자사주 30만19주이며, 교환가액은 주당 46만1500원으로 결정됐다.


문제는 주가 흐름이다. 교환사채는 일반 회사채 대비 낮은 금리가 책정되는 대신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으로 교환해 차익을 얻는 구조다. 그러나 최근 농심 주가는 40만원을 밑도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발행 이후 주가가 교환가액을 웃돈 기간도 2025년 9월11일부터 22일까지 8거래일과 11월17일, 11월19일부터 21일 등 단 12거래일에 불과했다. EB 발행 이후 대부분 기간 동안 농심 주식의 시장가액이 교환가액에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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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주가추이 (그래픽=김민영 기자)

이 때문에 EB에 자금을 넣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교환권 행사보다 조기상환을 선택할 유인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EB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모두 0%다.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면 기회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표면적으로 이자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해당 채권을 계속 보유할 이유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해당 EB의 조기상환은 발행일로부터 2년이 되는 2026년 9월부터 가능하다. 이후에는 3개월마다 조기상환 기일이 도래하는 구조다.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는 238억원, 5만1566주에 대해 교환권이 행사됐고, 잔여 규모는 1147억원(24만8453주)이다.


다만 농심의 유동성 여력을 감안하면 조기상환에 따른 유동성 부담은 크지 않다. 올해 1분기 말 별도기준 농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53억원이지만, 단기금융상품 6106억원과 기타금융자산 2340억원을 포함하면 즉시 활용 가능한 금융자산은 약 9000억원에 달한다. 잔여 EB 1147억원을 전액 상환하더라도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주가 부진에서 비롯된 투자자들의 조기상환 청구가 자본정책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농심은 EB 발행 당시 교환권 행사에 대비해 자사주를 한국예탁결제원에 EB 투자자를 수익자로 지정해 신탁해 둔 상태다. 투자자들이 조기상환을 선택해 교환권이 소멸되면 해당 자사주를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유통주식 수 감소로 이어져 주당순이익(EPS) 개선과 주주환원 효과를 동시에 가져올 수 있다. 주가 부진은 EB 투자자에게는 부정적이지만 농심 입장에서는 풍부한 현금으 유동성을 바탕으로 교환사채를 상환하고 자사주를 소각하는 방식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설 수 있는 셈이다.


농심 관계자는 "현시점에서는 EB 투자자들의 최종 청구 규모를 사전에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지만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교환사채 조기상환 청구에 따른 환입 자기주식을 소각할 계획"이라며 "앞서 EB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주주환원을 고려한 중장기 투자계획의 일환으로 녹산수출전용공장 및 울산 삼남물류센터 조성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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