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IBK벤처투자가 출범 3년차 신생 하우스임에도 올해 상반기 공격적인 투자 집행에 나섰다. 보유 운용자산(AUM)은 3000억원대 초반에 그치지만 신규 투자액은 700억원을 넘기며 주요 벤처캐피탈(VC) 사이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공동운용(Co-GP) 중심으로 트랙레코드를 쌓아온 초기 전략에서 벗어나 독자 운용 역량을 검증받는 단계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5일 딜사이트가 집계한 2026년 상반기 VC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IBK벤처투자의 올해 상반기 신규 투자액은 757억원으로 집계됐다. 신규 투자 순위는 11위다. 보유 AUM은 3312억원으로 중소형 하우스에 가깝지만 실제 투자 집행 순위는 10위권에 근접한 셈이다.
AUM 대비 투자 강도도 두드러진다. IBK벤처투자의 상반기 신규 투자액은 보유 AUM의 약 22.9%에 해당한다. 대형 하우스들이 수조원대 AUM을 바탕으로 투자 규모를 키운 것과 달리 IBK벤처투자는 상대적으로 작은 체급에서 빠른 집행으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출범 초기 트랙레코드 확보가 중요한 신생 하우스 입장에서는 펀드 결성 못지않게 실제 투자 집행 속도가 시장 신뢰를 좌우하는 지표로 꼽힌다.
펀딩과 미집행 약정액도 일정 수준을 유지했다. IBK벤처투자는 상반기 2개 조합을 통해 총 491억원을 신규 결성했다. 세부적으로는 2026 VEP-IBKVC 전자소재 투자조합 70억원, 2026 SAZZE-IBKVC 딥테크 펀드 421억원이다.
상반기 말 기준 드라이파우더는 164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이미 700억원대 투자를 집행했지만 하반기에도 추가 투자 여력은 남아 있다.
IBK벤처투자는 2023년 12월 IBK기업은행의 100% 출자로 설립됐다. 자본금 1000억원으로 출범한 IBK금융그룹의 벤처투자 자회사다. 설립 당시 국책은행이 국내에 벤처캐피탈 자회사를 세운 첫 사례로 주목받았다.
설립 초기에는 공동운용 전략을 통해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퓨처플레이, 코오롱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 등 기존 운용사와 손잡고 펀드를 결성하면서 단독 운용 경험 부족을 보완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Co-GP 전략이 신생 하우스의 초기 안착에는 유효했지만, 장기적으로는 단독 운용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봤다. IBK벤처투자가 코오롱인베스트먼트와 공동운용한 500억원 규모 스케일업펀드를 1년 만에 소진한 점도 공격적인 집행 성향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런 상황에서 IBK벤처투자는 대형 펀드 하나에 의존하기보다 복수 조합을 통해 투자 건수를 늘리며 집행 속도를 높였다. 투자 규모만 놓고 보면 이미 일부 중견 VC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신동운 대표 체제 이후 조직 재정비도 병행되고 있다. 신 대표는 올해 2월 IBK벤처투자 대표로 취임했다. IBK벤처투자는 대표 교체와 함께 투자본부 인력 변화가 있었고, 현재 투자본부는 12명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신규 심사역 합류로 ICT·딥테크·소부장뿐 아니라 AI·로봇·우주항공·에너지·방산 등 담당 영역도 넓어졌다.
단독 GP 도전을 통해 하우스의 신뢰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IBK벤처투자는 최근 한국성장금융의 K-콘텐츠·미디어 전략펀드 3호 출자사업에 지원했다. 현재는 서류심사를 통과한 상태로 확인됐다. 이번 출자사업은 IBK벤처투자가 외부 출자사업에서 단독 운용사 지위를 노리는 첫 시험대로 평가된다.
VC업계 관계자는 “IBK벤처투자는 정책금융 계열 하우스라는 안정성을 갖고 있지만, 신생 운용사인 만큼 시장형 트랙레코드를 계속 쌓아야 하는 단계”라며 “올해 상반기 투자 속도는 단독 GP 도전의 근거가 될 수 있지만, 결국 회수 성과까지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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