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KB증권이 1분기 침체에서 벗어나 2분기에 리그테이블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얻는다.
상반기 총 4건을 상장 주관했는데 이중 절반인 2건에서 공모가를 하단 확정한 때문이다. 당시에는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기관 투자를 이끌어내기 유리한 환경이었는데도 흥행에 실패했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31일 딜사이트가 집계한 상반기 기업공개(IPO) 주관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증권은 공모금 기준 3위를 기록했다. 대표 주관금액은 1532억1250만원, 대표주관건수는 총 4건이다. 이 기간 KB증권은 ▲리센스메디컬 ▲채비 ▲스트라드비젼 ▲레몬헬스케어 등의 공모 절차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연간 1위였던 KB는 1분기 다소 지친 모습을 보였지만 2분기 각성에 나서면서 순위가 큰 폭으로 올랐다. 1분기 리그테이블 최하위인 6위에 머물러 대표주관금액 77억원, 대표주관건수 1건(리센스메디컬)에 그쳤지만, 2분기 들어서 세 건을 추가하면서 선두권 경쟁자들을 추격한 것이다. 특히 발행액 규모가 큰 채비(1107억원)와 스트라드비젼(840억원) 등을 확보한 영향이 컸다. 채비는 공동 대표주관이었으나 스트라드비젼은 단독 진행했다.
숫자만 보면 약진이지만 개별 딜의 성과를 놓고 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채비는 상반기 대어로 꼽혔으나 수요예측은 부진했다. 당시 기관 총 751곳이 참여했는데, 전체의 약 59%가 하단 이하 가격을 제시하면서 공모가를 하단으로 확정했다. 특히 희망밴드 상단 부근에서 공모가를 확보하지 못하면 주주 간 계약의 적격상장 조건을 위반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후 재무적투자자(FI)와의 합의를 통해 풋옵션을 행사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리했으나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 있었다.
스트라드비젼 역시 공모가를 하단으로 확정했으나 양상이 조금 달랐다. 스트라드비젼은 수요예측에서 1604개 기관을 불러모았고, 이중 33.2%가량이 밴드 하단 이하에 베팅했다. 확약률도 2.77%로 올해 상장한 기업 가운데 가장 낮았다. 발행사와 주관사는 여러 요건을 고려해 최종 공모가를 밴드 하단으로 결정했으나 기관 미납입 실권주가 발생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올해 상반기의 증시 환경을 고려하면 공모가 하단 확정은 이례적이었다. IB 관계자는 “유동성이 풍부한 장에서는 기관도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며 “의무보유확약을 걸지 않고 빠르게 엑시트하려는 투자 수요가 분명하기 때문에 이런 환경에서는 공모가를 상단으로 받아내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상반기 상장 기업 중 공모가를 하단으로 받은 기업은 ▲케이뱅크 ▲채비 ▲스트라드비젼 등 3개 기업에 불과하다.
공모가가 낮을수록 조달하는 자금 규모도 축소된다. 기업공개(IPO)가 기업 생애주기의 최대 이벤트라는 점을 고려하면 발행사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실제 채비는 총 1000만주를 공모해 최대 1530억원의 자금 유치를 기대했으나, 물량을 축소하고 공모가를 하단 확정하면서 1107억원을 조달하는 데 그쳤다. 스트라드비젼 역시 최대 980억원을 목표로 했지만 결과적으로 840억원에 머물렀다.
공모 흥행을 가르는 변수는 다양하지만 주관사의 역량은 비중이 높다. 주관 역량에 대한 시장 의구심을 해소하려면 남은 딜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B증권이 주관사로 이름을 올린 딜 중에서는 엠에스바이오가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증권신고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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