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 현대자동차그룹 첨단차플랫폼(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는 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개발을 총괄하는 핵심 책임자다. 최근 로보틱스랩장까지 겸임하며 SDV와 로보틱스를 비롯한 미래 모빌리티 사업 전반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주요 요직을 연이어 맡으며 그의 권한이 커진 만큼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 움직임도 한층 빨라졌다. 이에 딜사이트는 박 사장 부임 이후 조직과 사업의 변화를 짚어보고 그에게 집중된 역할과 권한,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와 향후 행보를 점검한다.[편집자주]
[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올해 박민우 대표 체제로 전환한 포티투닷 이사회에 현대차·기아의 재무 담당 임원들이 잇달아 합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현대차그룹은 기존에 없던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를 신설하고 서강현 현대차그룹 기획조정담당 사장,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 등 재무 전문가를 배치했다.
업계에서는 새 이사진 상당수가 재무 전문가라는 점에서 포티투닷에 대한 그룹 차원의 투자 집행과 성과 관리가 강화되는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송창현 전 대표 시절 포티투닷 경영진에 폭넓은 자율성을 부여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그룹이 주요 투자와 사업 성과를 이사회 단계부터 직접 점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포티투닷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4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내이사는 박 대표와 조대흠 이사이며, 기타비상무이사는 서 사장, 정근주 현대차 완성차기획사업부장 부사장, 이 부사장, 김승조 기아 재경본부장 전무다. 사외이사는 별도로 두고 있지 않다.
박 대표 체제 출범 이후 가장 큰 변화는 기타비상무이사 자리가 신설되고 현대차·기아 임원들이 다수 합류했다는 점이다. 특히 기타비상무이사 4명 가운데 3명이 재무 담당 임원이다. 서 사장은 그룹 차원의 기획·재무를 총괄하고 있으며, 이 부사장과 김 전무는 각각 현대차와 기아의 재무를 책임지고 있다. 그룹 본사와 현대차·기아의 ‘곳간지기’가 포티투닷 이사회에 동시에 포진한 셈이다.
기타비상무이사는 회사에 상근하지 않지만 주요 사업과 투자 안건을 심의·의결하는 등기이사다. 일상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사업계획과 예산, 대규모 투자 등 핵심 의사결정을 점검할 수 있다.
업계는 이번 이사회 개편이 단순 인적 보강을 넘어 관리 체계의 전환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기술 개발 조직에 폭넓게 맡겨졌던 투자 판단을 그룹 재무라인이 이사회 단계에서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는 송 전 대표 체제에서 포티투닷에 부여했던 경영 자율성이 한계에 다다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박 대표 취임 전까지 포티투닷은 기타비상무이사나 사외이사 없이 송 전 대표를 중심으로 운영됐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그룹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포티투닷 경영진에 상당한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자금 지원도 파격적이었다. 초기 투자 단계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20억원과 150억원을 출자했고, 2022년 계열사 편입 과정에서는 총 4277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이후 유상증자까지 포함하면 현대차그룹이 포티투닷에 투입한 누적 자금은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투입된 자금에 비해 가시적인 사업 성과는 더디게 나타났다. 포티투닷의 영업손실은 2024년 1761억원에서 지난해 3498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고, 지난해 말 결손금도 9229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 역시 32.8%에서 54.6%로 21.8%포인트 상승했다.
부채비율 자체만 놓고 보면 당장 재무건전성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다만 대규모 적자가 누적되는 가운데 재무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현대차그룹이 포티투닷 이사회에 재무라인을 배치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투자는 이어가되 자금 집행과 사업 성과를 이사회 단계에서 직접 검증하는 체제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현대차 사정에 밝은 시장 관계자는 “송 전 사장으로 대변되는 1기 포티투닷 체제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도 이에 상응하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폭넓은 자율성과 자금을 맡겼던 방식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박 대표가 이끄는 2기 체제는 투자를 이어가면서도 재무라인을 통해 집행 과정과 성과를 직접 점검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며 “결국 박 대표 체제의 성패는 강화된 관리 체계가 실제 차량 적용과 수익화로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포티투닷 측은 이사진 변화에 대해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서는 주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제품 개발은 기존 로드맵에 따라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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