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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인의 셈법…지역색 떨치고 5대 금융지주와 경쟁
이슬이 기자
2026-08-11 08:20:00
④ 양대 지주사 모두 지분율 규제에 막혀…15%룰 깨뜨려 지주사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 만들어야
이 기사는 2026-08-10 06:4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제안한 J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의 234조원 합병안이 양사 이사회 거부로 일단 무산됐다. 얼라인의 요구는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지만 지방금융의 고질적인 향토 온정주의 병폐와 리스크 관리 실패, 자본효율성 저하의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행동주의 펀드 제안은 이번으로 그치지 않고 이제 본격적인 문제의식의 발현이 될 것으로 보인다. 5대 금융지주에 맞설 지방금융의 현실적인 생존 전략을 짚어본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이사. (사진=얼라인파트너스)

[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행동주주 펀드 주주들이 제안한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의 합병이 성사되면 일단 규모나 투자 여력 측면에서 전국망을 갖춘 국내 5대 금융지주에 맞설 대형화·디지털화의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


통합 지주가 출범할 경우 양대 지주사에서 15% 비율을 넘지 못했던 주요 주주들의 지분율은 희석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대주주들은 다시 15% 제한까지 지분을 추가 매입할 수 있는 여력도 생긴다. 이런 연유로 중장기적으로 합병이 주가상승을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시가총액이 상승하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신규 자금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BNK와 JB 양대 지주사의 시가총액은 7일 종가 기준으로 각각 4조 7014억원과 5조3811억원이다.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두 지주사가 시가총액 비율로 대등하게 합병(100% 주식 교환)한다고 가정할 경우 합병 법인의 최대주주는 삼양사(7.80%)가 되며 OK저축은행(7.56%)과 얼라인(7.49%)이 그 뒤를 맹추격하는 구조로 개편된다.


통합 지주 출범으로 지분율이 낮아지면 대주주들은 금융지주회사법상 보유 한도인 15%까지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여력을 얻게 된다. 통합 지주사 내 지배력을 방어하거나 확대하려는 주요 주주들의 장내 지분 매수 유인이 커지는 셈이다. 특히 그간 JB금융 지분 확대를 두고 미묘한 경쟁을 벌여온 삼양사와 OK금융그룹 등이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같은 잠재적인 매입 수요가 합병 이후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JB금융은 최근 몇 년간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왔지만 주가는 2만원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대주주의 오버행 우려와 실적 부진이 주가에 반영된 영향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양사 합병 시 저평가된 지방금융지주의 기업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시너지 실현 및 시중은행 수준의 멀티플 적용 시 시가총액은 최대 20조3000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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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금융·JB금융 주주 구성 현황(그래픽=김민영 기자)

합병으로 몸집이 커지면 그동안 굳게 닫혀 있던 외국 투자자들의 자금 길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두 지주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 규모는 2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펀드 운용상 일정 거래량 이상을 요구하는 대형 투자자들의 규정에 걸려 수급이 막히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리서치 역시 JB금융 기준 단 2곳에 그쳐 시장 관심에서도 벗어나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합병 시 하루 거래대금이 400억원 이상으로 증가하고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기면 글로벌 뭉칫돈이 따르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코리아 지수 편입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높아진 기업가치와 자금 조달 여력은 5대 금융지주들과의 경쟁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현재 금융권은 인공지능(AI)과 비대면 플랫폼 고도화 등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생존의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았다. KB금융과 신한금융 등 총 자산이 800조원에 달하는 주요 금융지주들은 생성형 AI 플랫폼 구축에만 단일 사업 기준 100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입하는 것은 물론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전문 인력 확보에도 매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개별 지방 금융지주의 자산으로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AX 투자 규모를 홀로 감당하기 벅찬 상황이다.


현재 JB금융과 BNK금융은 그룹별로 데이터센터와 IT 인프라에 상당한 자본을 투입하고 있지만, 부산·경남은행과 광주·전북은행이 각각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 중인 구조여서 투자 효율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합병 지주가 출범하면 4개 은행에 분산된 인프라를 하나의 운영체계로 묶어 중복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절감한 재원으로 AX 투자에 집중하면 시중은행 수준의 투자 체력을 갖추는 것도 가능해진다.


결국 양사 합병은 단순한 주가 부양을 넘어 지방금융지주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피할 수 없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두 지주가 하나로 합쳐 중복되는 전산망 및 관리 비용을 절감해 AI와 비이자사업 등 미래 먹거리에 집중 투자하면 장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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