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BNK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의 통합 필요성을 공식 제기했다. 지방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으로 지방은행의 영업 기반이 약화되는 가운데 AI(인공지능) 투자 확대와 지역 대형 프로젝트에 대응하려면 개별 생존 전략보다 통합을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가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주장이다. 얼라인은 양 사 이사회에 독립적인 외부기관을 통한 전략적·재무적 타당성 검토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해 달라는 내용의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영남·호남의 인구 감소와 경제력 축소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방은행이 개별적으로 존속하는 것은 점진적인 쇠퇴를 의미한다"며 "시중은행 전환 역시 근본적인 경쟁력 확보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지방금융지주 간 통합이 현실적인 시장 주도형 해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 이후에도 시중은행 중심의 시장 구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방은행의 원화대출 및 예수금 시장점유율이 장기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시중은행 전환만으로는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규모를 갖춘 지방금융지주가 등장해야 그나마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투자 부담도 통합 필요성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그는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구축에는 막대한 고정비가 필요한데 현재 지방금융지주 규모로는 부담이 크다"며 "양사가 합병하면 총자산 약 234조원 규모의 금융지주가 탄생해 AI 투자와 기업금융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주요 금융지주들이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수백억~수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지방금융지주들은 투자 여력 확보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도 통합 필요성의 근거로 제시했다.
또 호남과 영남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산업 프로젝트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지방금융의 자본력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합병으로 단일 차주 신용공여 한도가 늘어나면 지역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도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얼라인에 따르면 BNK금융과 JB금융의 총자산을 단순 합산할 경우 약 234조원 규모로 커지며, 지방금융권 내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금융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양 사의 사업 구조가 상호보완적이라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JB금융은 위험가중자산수익률(RORWA) 중심의 자본배분 역량이 강점이고, BNK금융은 증권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영업권역도 JB금융은 호남권, BNK금융은 부산·울산·경남권으로 나뉘어 있어 점포 통폐합이나 대규모 인력 감축 없이도 지주 차원의 비용 효율화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질의응답에서는 공개서한 발송 전 양 사와의 사전 교감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이 대표는 "몇 주 전부터 양사 IR을 통해 내용을 설명하고 자료도 전달했다"며 "적대적인 캠페인이 아니라는 점도 미리 알렸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 회사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반응은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지역사회의 반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부산은행, 경남은행을 하나로 합치자는 것이 아니라 지주사만 통합하는 방안"이라며 "지역은행 브랜드와 지역 밀착형 영업은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금융지주 통합 과정에서 나타났던 조직 갈등 우려에는 "일부 이해관계는 있을 수 있지만 최종 판단은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구조조정보다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드는 통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이나 정부와의 사전 교감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외부 요청이 있었던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상장회사의 주주로서 이사회에 전략적 검토를 제안하는 것이 역할이라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이어 "당장 합병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를 통한 타당성 검토를 먼저 진행하자는 것이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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