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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구마모토 강진 버텼지만…생산지 거점 전략 경고등
김주연 기자
2026-07-30 08:00:00
美 대중국 제재 피해 日 낙점…생산 거점 선택지 좁아져
이 기사는 2026-07-29 17:10:54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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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구마모토현을 강타한 규모 7.1의 지진으로 현지 TSMC 공장이 일시적으로 가동을 멈추면서 반도체 공급망 차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뉴스1)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일본 구마모토현을 강타한 규모 7.1의 지진으로 현지 TSMC 공장이 일시적으로 가동을 멈추면서 반도체 공급망 차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진이 한국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TSMC 법인인 JASM이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이 아닌 데다, 지진 당일 생산을 재개할 정도로 피해가 경미해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일본의 지진 위험이 재차 부각되면서 구마모토를 첨단 반도체 생산기지로 키우려던 TSMC의 장기적인 생산 거점 분산 전략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구마모토현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13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는 30여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강진으로 구마모토현에 위치한 TSMC의 일본 자회사 JASM에서도 일본 기상청 지진 등급인 ‘진도 5강’이 관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이 행동에 지장을 느끼고 고정되지 않은 가구가 쓰러질 수 있는 정도의 흔들림이다.


이에 TSMC 측은 직원들을 전원 야외로 대피시킨 뒤 공장 안전 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건물 안전에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한 이후 직원들을 순차적으로 복귀시키고 설비 점검과 공장 가동을 점진적으로 재개했다는 입장이다. 인근에 건설 중인 구마모토 제2공장은 지진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가 없었지만 여진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일부 공사 작업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진으로 가동이 중단됐던 TSMC 구마모토 제1공장은 지난 2024년 2월 개소식을 연 뒤 같은 해 연말부터 본격적인 반도체 양산에 들어갔다. TSMC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공장에서는 40나노, 22·28나노, 12·16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월 생산능력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5만5000장으로 알려졌다. 해당 공장은 자동차와 산업용·소비자 전자제품, 고성능컴퓨팅(HPC) 분야에 적용되는 반도체를 생산한다. 업계에 따르면 소니 이미지 센서에 탑재되는 베이스다이도 이곳에서 생산해 공급한다.


구마모토 제2공장의 경우 3나노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으로 건설되고 있다. 최근 에이전틱 인공지능(AI) 시장이 확대되면서 첨단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자 선제적으로 생산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TSMC는 구마모토 제2공장에 첨단 공정을 도입해 차세대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진 피해가 경미한 데다 구마모토 제1공장이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지 않는 만큼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4년 대만에서 발생한 규모 7.2의 강진으로 TSMC의 첨단 반도체 주력 거점이 피해를 입으면서 반도체 공급 차질과 D램 가격 상승 우려가 제기됐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TSMC는 지진 발생 10시간 만에 설비의 70% 이상을 복구했으며,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포함한 주요 장비에는 피해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3나노 웨이퍼 팹의 기둥이 파손되는 등 일부 시설이 피해를 입고 생산이 중단되면서 약 30억대만달러(약 1250억원)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 업계에 따르면 지진 발생 직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가격 협상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격 인상 우려도 불거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마모토 공장의 공정이 기술적으로는 레거시 노드로 알려진 만큼 당장 생산에 차질이 빚어져도 시장이나 회사에 큰 타격은 없다”며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도 이미지 센서를 생산하지만, 기업 간 거래(B2B)로 납품을 결정하는 만큼 당장 TSMC 생산이 중단된다고 해서 삼성전자로 넘어올 수 있는 제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TSMC의 반도체 생산 거점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TSMC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TSMC는 현재 총 16개의 생산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11개 팹은 대만 신주과학단지를 비롯해 타이중과 타이난 등에 위치했다. 나머지 해외 거점은 미국 워싱턴주·애리조나, 중국 상하이·난징, 일본 구마모토 등에 자리 잡고 있다.


대만에 더이상 생산 시설을 지을만한 부지가 부족한 만큼 TSMC는 해외 생산 거점 확보에 주력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당초 중국에 대규모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첨단 반도체 장비·기술 대중국 수출 통제로 생산 거점 확대가 가로막히자 일본을 차세대 첨단 반도체 생산 기지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와 대만해협의 지정학적 위험에 대응해 대만에 집중된 생산 거점을 분산하려는 전략이다. 구마모토 제2공장에 3나노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것도 이 같은 계획의 일환이다.


현지 고객 수요와 일본 정부의 대규모 지원뿐 아니라 일본이 강점을 가진 반도체 소재·장비 생태계도 유리한 요인으로 꼽혔다. 도요타 등 일본 주요 기업이 JASM에 직접 출자한 만큼 자동차와 이미지 센서, 산업용 반도체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지진으로 첨단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서 일본의 입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TSMC가 장기적인 생산 거점 전략을 다시 고심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일본과 중국을 제외하고 마땅한 국가가 없는 것을 고려하면 선택지가 더욱 좁아졌다는 분석이다.


앞선 관계자는 “원래 TSMC의 전략은 중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것이었지만 미국 정부가 중국을 틀어 막으면서 일본을 차세대 생산지로 택했다”며 “지진이라는 변수로 TSMC의 장기적인 생산 전략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우려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에 생산기지를 짓는 계획은 인건비 부담이 큰 만큼 거의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할 보장이 없는 만큼 TSMC로서는 골치 아픈 상황에 놓인 셈”이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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