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산업2부 부장] 이달 초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지지율이 26%로 집계됐다. 정확하게 말하면 "잘한다"고 답한 비율로, 3월 51%에서 4개월만에 반토막 났다. 같은 기간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27%에서 51%로 급등했다.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54%로 집계된 것을 고려하면 유독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박한 평가라 할 수 있다.
정책 방향이 완전히 바뀐 것도 아니고 세제 개편안은 아직 발표조차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런데도 지지율이 이렇게 반전한 것은 특정 정책 때문이라기 보다는 정부의 정책을 대하는 태도, 즉 정책 기조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23일 대토론회 이후 온라인에서 터져 나온 "결국 세금으로 잡겠다는 것이냐"라는 반응들도 같은 맥락에서 읽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보유세 강화에 대해 "과거에 보유세 정상화를 했다면 집값이 이렇게 까지 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 진단으로는 틀린 말이 아니다. 실제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은 2023년 기준 0.15%로 OECD 평균(0.33%)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문제는 이 발언에 대한 반응이 국민 사이에서 하나로 모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 4월 동아일보 조사에서는 보유세 인상 찬성(43.3%)이 반대(28.9%)를 앞섰지만, 진보층에서 찬성이 69.0%로 압도적이었던 반면 보수층에서는 반대가 49.1%로 우세했고,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포함된 지역에서는 특히 반대가 찬성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7일 공개된 개혁신당 자체 조사에서는 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무주택자들의 보유세 인상 반대가 58%로 찬성(38.2%)보다 높았고, 유주택자는 찬성(50.3%)이 반대(45.1%)보다 높은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야당 자체 조사인 만큼 해석에 신중히 접근해야 할 테지만,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도 한 라디오 방송에서 "보유세를 더 늘리면 안 된다"며 "실거주 목적 서민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신중론을 펼친 바 있다.
즉 정책의 정당성 자체보다 이 정당성을 이념과 지역, 주택 보유 여부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들이는 여론의 균열을 정부가 어떻게 봉합할 지가 더 근본적인 과제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부동산 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방향이 흔들려 온 전례가 있다. 과거 정부 부동산 정책으로 부상한 '똘똘한 한 채'가 현 정부에서는 세 부담 타깃이 된 것도 비슷한 사례다.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시장에 불안을 던지는 일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이번엔 다르다"는 확신을 심어주지 못하면 새로운 정책도 '또 하나의 실험'으로 소비될 수 있다는 말이다.
짚어볼 점은 또 있다. 대토론회에서 나온 국민 제안 상당수가 '대출·규제 완화'였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가 듣고 있는 요구와, 우선적으로 손 대려는 카드(세제 개편)의 순서가 어긋나 있다는 뜻이다. 공급을 늘리는 정책은 설계와 인허가, 착공까지 시간이 걸리는 반면, 세제 개편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발표하고 시행할 수 있다. 그래서 정부 입장에서는 세제부터 먼저 움직이는 게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순서는 다르다. 세금이 우선되고 공급이 미뤄지는 식으로 정책이 발표되면 의도와 무관하게 "결국 수요만 억누르려는 것 아니냐"는 프레임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책 설계자의 논리적 순서와 시민 체감의 순서가 엇박자가 나면, 불신이 생겨나기 쉽다.
정책 지지율 반토막이라는 결과는 특정 발언이나 정책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뒤늦은 정상화라는 정당한 명분,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 순서와의 어긋남, 정부 스스로도 아직 정리가 되지 않은 듯한 신호. 이러한 요인들이 겹치면서 피로감이 쌓여 가는 것이다.
가장 최근인 7월 21일~23일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이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는 51%, 부정평가는 38%로 집계됐다. 직무 긍정률은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부정 평가 이유에서는 ‘부동산 정책’이 22%로 1위를 차지했다.
세제 개편안이 발표되면 정부가 이 피로감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드러날 것이다. 공급 대책과 세제 개편이 함께 갈 것인지, 그렇다면 시차를 얼마나 좁힐 것인지. 보유세와 거래세의 상쇄 구조가 숫자로 설득력 있게 제시될 것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진작 했어야 했다"는 진단을 넘어 직접적인 세제 충격 완화를 위해 어떤 완충안이 담길 것인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이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지지율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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