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재민 기자] 부동산 전문가를 비롯한 각계 시민들이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보유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으로 전환하고, 실거주 주택과 비거주 주택의 세 부담을 차등화하는 방안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초고가 1주택의 세 부담은 높이고 장기 실거주자는 보호하는 방안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재정경제부는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주재로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학계와 연구기관, 시민단체, 부동산업계 관계자 및 일반 시민 등 약 60명이 참석했다.
구 부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주택은 기본적으로 사는 곳”이라며 “거주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정부가 도와드리고, 주택이 없는 국민이 집을 마련하는 데 장애가 없도록 공급과 금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살지 않으면서 여러 주택을 보유하는 의사결정은 존중하지만 정부가 정책적으로 그런 분들을 적극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종부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보유 주택의 합산가액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실거주 여부를 세액공제 기준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 제시됐다.
오종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본부장은 “실거주 주택의 세 부담은 유지하거나 완화하고 비거주 주택은 강화하는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며 “과세 기준도 주택 수보다 주택 가액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형평성에 더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1세대 1주택에 집중된 세제혜택에서 '똘똘한 한 채' 문제가 비롯되고 있다"며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고 1주택 요건은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이되 급격한 세 부담 증가는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부세의 장기보유 공제를 실거주 공제로 전환하고, 같은 공시가격이라면 주택 수와 관계없이 동일한 종부세를 부담하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보유세 강화 수준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남기업 토지+자유연구소장은 재산세와 종부세를 함께 강화하고 1주택자에게 집중된 세제 혜택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선진국 대비 약 5분의 1 수준이며 1주택 종부세는 고령자·장기보유자란 명목으로 최대 80%나 세액을 공제해주고 있다"며 "비싼 집을 오래 보유하게 해주니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도 세금의 목적은 징세가 아닌 시장 안정이라며, 초고가 주택에 한해 보유세 실효세율을 대폭 높여 투기 수요를 억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진창하 한국주택학회장은 국내 보유세가 국내총생산 대비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지 않고 거래세는 OECD 2위 수준이라며 지역균형 성장책인 5극3특이 중장기적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은 세제뿐 아니라 공급 부족과 지역 불균형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양도소득세 개편도 논의 대상에 올랐다. 문윤상 KDI연구원은 "양도세에는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있어 역진적으로 혜택을 많이 주게 되는 구조를 낳는다"며 "보유한 기간에 따라 올는 것이 아니라 납부한 세액만큼 감면해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 본부장도 "양도세는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이기에 투자 성격의 자본이득은 원칙적으로 과세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제기된 내용들을 토대로 종부세와 장특공제 개편과, 보유세·양도세 체계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가 각각 지난 14일과 15일 주택 공급·금융 토론회를 연 데 이어, 오는 23일에는 대통령 주재 종합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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