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기아가 올해 2분기에만 차량 판매 인센티브(할인)로 7000억원이 넘는 돈을 썼다. 1년 전보다 2배 더 많은 금액이다. 비야디(BYD) 등 중국 자동차 업체의 저가 공세 속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 지출도 감내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24일 기아의 경영실적 발표 및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회사가 올 2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차량 판매를 늘리고자 지출한 인센티브(가격 조정 포함) 비용은 72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410억원)보다 112% 늘었다. 작년 3분기(2640억원)와 4분기(3420억원), 올 1분기(2150억원) 집행 규모와 비교해도 확연히 늘어난 규모다.
늘어난 인센티브 상당 부분은 유럽 지역에서 발생했다. 현재 유럽은 BYD와 상하이자동차(SAIC) 등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영향력을 빠르게 키우는 지역이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 31개국에서 BYD, SAIC, 저장지리홀딩그룹 등 중국 업체 점유율이 12%를 차지, 일본을 처음으로 앞서기도 했다.
기아 관계자는 "1년 전보다 2분기 미국에서 약 400달러, 유럽은 1000유로가 넘는 인센티브 상승 요인이 있었다"며 "중국 업체와 가격 차가 너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익성을 다소 양보하더라도 점유율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했다"며 "특히 유럽에서 많이 팔리는 EV2, EV3, EV4, EV5 등 저가형 전기차(EV) 차종 경쟁력 확보에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인센티브 등은 단기 대응 전략으로 장기적으로는 상품성을 개선하고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노력할 계획"이라며 "하반기 인센티브 부담은 더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급격히 늘어난 인센티브 지출은 기아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기아의 올 2분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4%로 지난해 같은 기간(3.7%)보다 0.3%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4%를 기록, 역대 최대 점유율을 달성했다. 중국을 제외한다면 5%까지 높아진다. 이 기간 미국은 5.1%에서 5.4%로, 서유럽은 3.5%에서 3.6% 늘었다. 판매 대수로 살펴보면 2분기 기아의 글로벌 도매판매(85만1639대)는 1년 전보다 4.5% 늘었다.
이날 기아의 실적 공개로, 현대차·기아 합산 매출은 82조2524억원을 기록했다. 8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의 2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12.6% 늘어난 33조371억원이다. 전날 실적을 공개한 현대차 매출은 1.9% 증가한 49조2153억원이다. 양사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다만 수익성은 부진했다. 2분기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기아는 2조6286억원, 현대차는 2조8509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각각 4.9%, 20.8% 줄었다. 현대차는 생산차질에 따른 판매량 감소가, 기아차는 인센티브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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