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현대자동차가 연초 제시한 연간 ‘416만대’ 판매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상반기 부품 수급 문제에 따른 생산차질로 글로벌 판매량이 1년 전보다 4.8% 줄어서다. 밀린 생산분 자체가 워낙 큰 데다 유럽 시장 부진까지 겹치며 만회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23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 초 밝힌) 연간 판매 가이던스 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전망치나 여러 가지를 봤을 때 (목표치에) 다소 못 미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1월 올해 글로벌 도매 판매 목표를 전년 실제 판매치(413만8389대)보다 2만여대 늘어난 415만8300대로 제시했는데, 6개월 만에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내비친 셈이다.
이 본부장은 "생산차질 물량이 상당히 많아 재고를 소진하며 도매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상반기 중 이를 도매로 전부 메우기에는 차질분이 워낙 커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국내 공장뿐 아니라 인도 등 해외 권역 공장에서 만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 연간 판매 목표 가이던스를 바꾸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계획대로 최선을 다하고 시장 동향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연간 판매 가이던스를 지키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특히 지난해 연간 판매 목표치는 417만4000대였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0.9% 부족한 413만8389대에 그쳤다. 다만 이 본부장은 매출 성장률과 영업이익률 등 다른 지표들은 매년 지켜왔다고 언급하며 "판매 대수 가이던스는 놓쳐도 영업이익률은 지켜왔고, 매출도 초과 달성해왔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올해 매출 성장률 1.0~2.0%, 영업이익률 6.3~7.3%을 제시했다.
생산차질 여파는 현대차의 수익성 악화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의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49조21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0.8% 급감한 2조8509억원을 기록했다. 생산차질을 빚은 차종 대부분이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이었던 탓에 파워트레인 믹스가 나빠지며 2000억원의 손실을 봤다. 여기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와 유럽 내 중국 전기차 공세 등 경쟁 심화로 인센티브 지출이 4000억원 발생했고, 관세 비용으로는 9000억원을 냈다.
현대차는 상반기 생산차질의 주 원인인 부품 공급 이슈가 현재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이에 하반기 생산 확대에 나서 판매 대수를 늘리는 한편,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판매 개시를 시작해 아반떼 등 볼륨 차종과 제네시스 신규 차종을 순차 출시해 반등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고전 중인 유럽 시장에는 전기차 '아이오닉3'를 연내 출시해 2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현대차의 2분기 유럽 시장 판매량은 14만4000대로, 1년 전(16만1000대)과 비교해 10.9% 줄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보스턴다이나믹스 추가 지분 확보와 관련한 질문도 나왔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보유 중이던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에 대한 풋옵션을 최근 행사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 소속 각 주주사는 지분 인수 의무가 발생해 내부 절차에 따라 인수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부사장은 "소프트뱅크가 이달 초 풋옵션을 행사한 것은 맞다"면서도 "현재 각 주주사가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진행 중으로, 현재 추가 설명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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