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호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생물학적 제제 투약 편의성을 높이는 피하주사(SC) 제형 변경 기술 확보에 나섰다. 특히 이 회사가 주력하는 부분은 제조 및 정제 특허 확보다. 최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SC 제형이 등장할 경우 기존 정맥주사(IV)제형 점유율을 빠르게 대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런 변화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SC 제형 변경 기술 내재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 의약품의 고농도 SC 제형 변경을 위해 적용되는 기술이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다. 히알루로니다제는 정자가 난자의 막을 뚫을 때 사용하는 효소이며 피부 아래 위치한 당사슬도 끊을 수 있어 약물의 침투를 돕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할로자임과 알테오젠이 각각 2009년 ‘인핸즈’와 2019년 ‘ALT-B4’라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SC 제형 변경 플랫폼을 사업화했다. 유전자 재조합에 기반해 물질을 최적화한 것이며 양사의 기술이 서로 다른 특허로 인정돼 시장에서 경쟁해 펼쳐왔다.
현재까지 인핸즈를 통해 이미 10여종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SC 약물로 변신했다. ALT-B4는 1종의 의약품을 SC제형으로 변경하는데 성공했다. 양 사는 기존 플랫폼과 완전히 다르면서 기능이 뛰어난 물질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중이다.
그런데 이달 2일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집계한 출원 특허 목록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해 12월 출원한 히알루로니다제 관련 국제특허 2건(WO2026142299·WO2026142300)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WO2026142299는 절단된 히알루로니다제를 제거하기 위한 정제 및 제조방법과 이를 통해 얻은 히알루로니다제 변이체 등에 관한 내용이다. 또 WO2026142300는 숙주세포 단백질의 불순물 제거를 위한 단백질 정제 방법 및 이를 통해 얻은 히알루로니다제나 그 변이체에 대한 것이었다.
업계에서는 두 가지 특허에 대해 순도 높은 히알루로니다제를 얻을 수 있는 정제 기술 중 하나란 평가를 내놓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히알루로니다제 특허가 효소 생산 과정의 불안정 요소를 개선하기 위한 공정 기술이라는 진단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10여종의 바이오시밀러 IV제제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속속 SC 제품 출시에 성공하면서 점유율 경쟁에서 뒤쳐지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일례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2016년 유럽 연합(EU)에서 출시한 ‘플릭사비(성분명 인플리시맙 미국제품명)'가 있다. 이 약물은 미국 얀센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다. 플릭사비 출시 당시 타사 바이오시밀러로는 셀트리온의 램시마가 존재했다.
그런데 2020년 램시마의 SC제형인 ‘램시마SC’가 EU에서 출시됐다. 현재 램시마 제품군의 EU 점유율은 70%로 동종 약물을 압도하고 있다. 이와 같은 SC제형 변경 시도가 바이오 의약품 전반에 걸쳐 트렌드로 자리잡은 만큼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 거라는 관측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물질이 아닌 정제 관련 특허가 맞다”며 “우리가 주력하는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SC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할 기술을 내재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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