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방태식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2조7000억원을 투입해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 그룹’을 인수한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넘어 미국 록빌 캠퍼스와의 시너지, 비만치료제 시장 진출, 고객 기반 확대, 연결 실적 편입에 따른 외형 성장까지 동시에 노린 전략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올해 말까지 인수를 마무리하고 글로벌 CDMO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달 약 2조7000억원 규모 폴리펩타이드 그룹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최대주주 지분 인수와 공개매수를 통해 올해 12월까지 지분 100%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미국 록빌 캠퍼스와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전략적 M&A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월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으로부터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를 완료했다. 해당 공장은 6만리터(L) 규모 원료의약품 생산시설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 운영 경험과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 품질 및 운영 시스템을 폴리펩타이드 그룹에 접목해 운영 효율과 생산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양사 고객군도 상당 부분 겹치는 만큼 기존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교차 수주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인수는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최근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를 중심으로 펩타이드 기반 신약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CDMO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2035년 최대 1500억달러(약 20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검증된 펩타이드 생산 역량과 고객 기반을 확보하며 고성장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고객 기반 확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유럽과 미국, 인도 등 5개국에서 생산시설을 운영하며 글로벌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펩타이드 CDMO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인수 완료 이후 기존 고객사와 계약을 승계하는 것은 물론 양사 고객군을 활용한 추가 수주 기회도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외형 성장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폴리펩타이드 그룹 매출은 2023년 5546억원에서 2024년 5784억원, 2025년 6692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계획대로 올해 말 인수를 마무리하면 내년부터 폴리펩타이드 그룹의 실적이 연결 재무제표에 편입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수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바이오 업계 연매출 선두 자리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결 매출은 2023년 2조9388억원에서 2024년 3조4971억원, 2025년 4조557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셀트리온은 2조1764억원, 3조5573억원, 4조16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23년과 지난해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앞섰지만 2024년은 셀트리온이 역전하는 등 엎치락 뒤치락하는 양상이다.
올해 들어서는 양사의 격차가 좁혀지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누적 잠정 매출을 살펴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조5780억원, 셀트리온이 2조4450억원으로 약 1330억원 차이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폴리펩타이드 그룹의 실적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결로 반영되는 내년부터 양사 간 매출 격차가 다시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번 폴리펩타이드 그룹 인수를 통해 고성장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마련할 것”이라며 “인수 자금 관련해 회사가 보유한 현금 시재 및 외부 차입 등을 활용해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체 내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주세요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