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부터 국내 증시의 상장 유지 문턱이 한층 높아졌다. 코스피는 시가총액 300억원, 코스닥은 200억원 미만 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기준이 적용되고, 동전주 퇴출 요건 강화 등 증시 체질 개선을 위한 제도 개편도 본격 시행된다. 상장사들은 기업가치 제고와 사업 재편, 투자 유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강화된 상장 유지 기준 시행에 맞춰 상장사들이 내놓은 생존 전략과 그 실효성을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코스닥 상장사 ‘세진티에스’가 시가총액 방어를 위해 1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지만 결국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지 못했다. 반면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비중이 늘면서 김인식 대표 등 최대주주 측의 실질 의결권은 과반을 넘어서는 결과를 낳았다. 자사주 매입이 주가 부양에는 한계를 드러낸 반면 경영권은 오히려 강화한 셈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세진티에스는 지난 21일 시가총액 미달을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23일 종가(1900원) 기준 시가총액은 약 160억원으로 현재 적용되는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200억원)을 밑돌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7월 1일부터 코스닥 상장사의 시가총액 미달 기준을 기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했다. 보통주 시가총액이 30거래일 연속 기준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지정 이후 90거래일 이내 기준 이상 시가총액을 45거래일 연속 유지하지 못하면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세진티에스는 액정표시장치(LCD) 백라이트유닛(BLU)에 사용되는 반사시트와 확산시트 등 광학필름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2004년 코스닥 상장 이후 22년 만에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되면서 상장 유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세진티에스는 시가총액 규제 부담이 커지자 이달 1일 대신증권과 1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주가(1500원) 기준 취득 가능 물량은 최대 66만6666주였다. 하지만 계약 체결 당시 시가총액이 이미 약 126억원에 불과해 강화된 시가총액 기준과의 격차가 컸던 만큼, 1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만으로는 기준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세진티에스는 신탁계약 체결 전부터 자사주 10만904주(1.2%)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매입을 이어가면서 지난 22일 기준 자사주는 48만5851주(5.8%)로 늘었다. 신탁계약 체결 이후 추가 취득한 물량은 38만4947주다.
그러나 자사주 매입은 관리종목 지정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세진티에스 주가는 신탁계약 체결 이후 한때 2200원대를 기록했지만 시가총액 200억원을 충족하는 수준까지는 회복하지 못했다. 발행주식총수 839만6593주를 기준으로 시가총액 200억원을 충족하려면 주가가 최소 2382원 이상 유지돼야 하지만 실제 주가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재무 여력을 감안하면 자사주 매입 규모도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진티에스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329억원을 보유한 무차입 기업이다. 지난해 유형자산 취득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약 5억원 초과하는 자금이 집행됐지만, 이번 10억원 규모 자사주 신탁은 보유 유동성의 약 3% 수준에 그친다.
증권업계에서는 시가총액 미달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보유 현금 규모를 고려하면 보다 적극적인 주가 방어도 가능했던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자사주 매입 자체는 주주환원 정책으로 평가받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시가총액 기준 회복에는 실패한 반면 최대주주인 김인식 대표의 실질 의결권만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신탁계약 체결 전 세진티에스가 보유한 자사주 10만904주를 제외하면 의결권 있는 주식은 829만5689주였다. 김인식 대표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399만3803주를 보유해 공시상 지분율은 47.56%였으며, 실질 의결권 비중은 48.14%였다.
지난 22일 기준 자사주가 48만5851주로 늘면서 의결권 있는 주식 수는 791만742주로 감소했고, 이에 따라 최대주주 측 실질 의결권 비중은 50.49%로 상승해 과반을 확보했다. 공시상 지분율은 변함이 없지만 자사주가 의결권 산정에서 제외되면서 실제 주주총회에서 행사 가능한 영향력은 확대된 것이다.
관리종목 탈피를 위한 구체적인 후속 대책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세진티에스 관계자는 “관리종목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도 “현재 검토 중인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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