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부터 국내 증시의 상장 유지 문턱이 한층 높아졌다. 코스피는 시가총액 300억원, 코스닥은 200억원 미만 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기준이 적용되고, 동전주 퇴출 요건 강화 등 증시 체질 개선을 위한 제도 개편도 본격 시행된다. 상장사들은 기업가치 제고와 사업 재편, 투자 유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강화된 상장 유지 기준 시행에 맞춰 상장사들이 내놓은 생존 전략과 그 실효성을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제이케이시냅스’(옛 소니드)가 생존의 갈림길에 섰다. 액면병합 이후에도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상장폐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현재 시가총액을 웃도는 메자닌 물량이 대기 중인 만큼, 풋옵션 행사에 따른 대규모 현금 유출 리스크까지 안고 있다.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을 낮추고 투자심리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단기간 내 주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이케이시냅스는 최근 보통주 5주를 1주로 병합하는 주식병합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제이케이시냅스 주식 수는 5630만491주에서 1126만98주로 줄었으며 지난 6일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앞서 제이케이시냅스가 병합을 결정한 배경에는 상장유지 요건 강화가 자리했다. 최초 병합을 결정한 4월 27일 주가는 512원으로 동전주 수준이었다. 하반기부터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이 도입될 예정이었던 만큼 규제권에서 벗어나기 위해 병합이 불가피했다.
다만 액면병합은 주식 수를 줄여 주가를 높이는 효과는 있지만 기업가치나 시가총액 자체를 늘리지는 못한다. 이 때문에 병합 이후에도 주가 약세가 이어지면서 기대했던 투자심리 개선 효과는 제한적인 모습이다.
실제로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병합으로 인한 거래정지 직전 제이케이시냅스의 종가는 299원이었다. 이후 1495원으로 거래가 재개됐지만, 연일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10일 종가 기준 1100원까지 밀렸다. 주가 자체는 동전주 요건을 벗어나 있지만 시장에서는 다시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여기에 주가보다 더 큰 문제는 시가총액이다. 당장 주가는 규제권을 벗어나 있는 반면 시가총액은 상장유지 요건 사정권에 놓인 상태다. 지난 10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24억원으로 병합 직전 시가총액(168억원)보다도 낮다. 특히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강화된 시가총액 요건(200억원)을 밑돌고 있다.
최근 1년 내 병합이나 감자를 실시한 기업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경우 추가 병합이나 감자를 통한 대응이 제한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제이케이시냅스 입장에서는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된 셈이다.
투자심리 위축은 현금 유출 부담도 키우고 있다. 현재 제이케이시냅스가 발행한 메자닌 물량(25·27·30·32·33·34회차 CB) 가운데 미전환 잔액은 총 212억3000만원이다. 이는 시가총액(124억원)의 약 1.7배에 달하는 규모다.
최근 발행된 34회차 CB는 아직 풋옵션 행사 기간이 도래하지 않았다. 이를 제외한 미전환 잔액은 137억2000만원이다. 현재 주가는 병합 후 조정된 전환가액을 밑돌고 있는 만큼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실제 이달 8일에는 31회차 CB 잔액 10억원에 대해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이 행사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주가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추가 풋옵션 행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식 전환보다 원금 회수를 선택할 유인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풋옵션 리스크는 향후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이케이시냅스는 올해 초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방사성폐기물과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정관상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신사업 의지를 드러냈다.
아직 인수합병(M&A)이나 대규모 투자 계획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향후 신사업 확대 과정에서 자금 투입이 필요해질 경우 풋옵션 행사에 따른 현금 유출은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상황은 제이케이시냅스 입장에서도 아쉬운 대목이다. 실적 개선에 성공했음에도 투자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기기와 전자 소재·부품 사업을 영위하는 제이케이시냅스는 연결 기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22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흑자 전환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결국 주가는 연일 하락했고 결국 시가총액 리스크와 풋옵션 리스크라는 이중 부담에 직면하게 됐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새롭게 최대주주가 된 엠에이치테크(옛 에이치엘로보틱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최대주주에 오른 지 1년여 만에 제이케이시냅스가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한 데다 주가 부진이 이어지면서 투자 가치도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현재 기준 엠에이치테크의 주당 취득단가는 5490원으로 조정된 상태다. 반면 이날 종가는 1100원으로 취득단가의 약 20% 수준에 불과하다.
엠에이치테크는 지난해 3월 두 차례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총 84억원)를 통해 제이케이시냅스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시 취득한 주식은 1530만547주, 취득단가는 주당 549원이었다. 이후 제이케이시냅스는 10대 1 무상감자를 실시했고, 이어 1대 5 액면분할과 최근 5대 1 액면병합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현재 엠에이치테크의 보유 주식 수는 153만54주로 조정됐으며 주당 취득단가는 5490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한편 제이케이시냅스 관계자는 "현재 주가와 시총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관련한 주주가치 제고 플랜은 향후 보도자료 등을 통해 시장에 먼저 투명하게 공유할 계획"이라며 "일부 CB 만기 도래에 따른 시장의 우려도 잘 알고 있으며, 안정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재무 건전성 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사업 추진 계획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M&A나 파트너십 계약 등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자본시장법상 공시 의무를 준수해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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