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부터 국내 증시의 상장 유지 문턱이 한층 높아졌다. 코스피는 시가총액 300억원, 코스닥은 200억원 미만 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기준이 적용되고, 동전주 퇴출 요건 강화 등 증시 체질 개선을 위한 제도 개편도 본격 시행된다. 상장사들은 기업가치 제고와 사업 재편, 투자 유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강화된 상장 유지 기준 시행에 맞춰 상장사들이 내놓은 생존 전략과 그 실효성을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펫푸드 전문기업 ‘오에스피(OSP)’가 강화된 상장유지 규정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올해 들어 자사주 소각과 주식병합, 무상증자, 유상증자, 자사주 매입 등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놨지만 시가총액 회복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에스피는 지난 10일 시가총액 미달을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앞서 회사는 지난 2일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상태가 연속 25매매거래일 동안 지속되면서 관리종목 지정 우려 안내 공시를 냈다.
코스닥 상장규정상 시가총액이 200억원 미만인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이어지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오에스피는 이후에도 시가총액 200억원을 회복하지 못했고, 결국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
정부가 상장폐지 제도를 개편하면서 코스닥 상장사의 시가총액 유지 기준을 올해 하반기 200억원, 내년에는 30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상향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시가총액 기준 강화로 과거에는 상장유지가 가능했던 기업들도 시장 평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관리종목에 편입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오에스피는 올해 들어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가치 부양을 위한 자본정책을 잇달아 추진했다. 지난 3월에는 전체 발행주식의 2.25% 수준인 자사주 21만494주(약 5억6196만원 규모) 소각을 결정했고, 4월 3일 실제 소각 절차를 마무리했다.
5월과 6월에는 액면가 500원인 보통주 2주를 액면가 1000원인 1주로 합치는 2대1 주식병합을 실시했다. 주식병합은 주당 가격을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시가총액 자체를 늘리는 조치는 아니다. 이후 병합으로 감소한 유통주식 수를 보완하기 위해 보통주 1주당 0.5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도 결정했다.
무상증자는 주식발행초과금 24억2711만원을 자본에 전입해 총 242만7114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초 13일로 예정됐던 신주 상장일은 행정절차 단축에 따라 앞당겨졌다.
7월에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자사주 매입 카드도 꺼내 들었다. 회사는 총 56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자본 확충과 신규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고, 지난 8일에는 2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발표했다.
하지만 연이은 밸류업 대책에도 투자심리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자사주 소각과 매입은 주주환원 효과가 있고, 주식병합과 무상증자는 거래구조를 조정하는 기능이 있지만 시장이 인정하는 기업가치 자체를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다.
관리종목 지정 이후에도 부담은 적지 않다. 강화된 상장규정에 따르면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 이내에 시가총액 200억원 이상을 45거래일 연속 유지하지 못하면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내년부터는 신규 시가총액 유지 기준이 300억원으로 상향될 예정인 만큼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오에스피 측은 공식 주주서신을 통해 "이번 관리종목 지정은 회사의 사업적 부실이나 재무 위기 때문이 아니라 상향된 제도 변화에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측면에서는 일부 개선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오에스피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7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억5441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주식 수 조정이나 자본 확충 등 기술적 처방만으로는 시가총액 기준을 안정적으로 넘어서기 어렵고, 결국 실적 성장과 신사업 성과를 통해 시장의 재평가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에스피 관계자는 "상장 유지는 최대주주를 포함한 주주 전체의 이익을 위해 타협할 수 없는 최우선 과제"라며 "단기적인 기준 충족에 연연하지 않고 시가총액 300억원을 충분히 넘어서는 지속 가능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프리미엄 펫푸드 사업에서는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반으로 PB 브랜드 '인디고'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새로운 경영진을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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