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엔터테인먼트주가 하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주요 아티스트의 월드투어가 본격화하면서 공연과 상품(MD)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실적 개선이 곧바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최근 주식시장 자금이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집중되면서 엔터업종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별 아티스트 활동 일정과 신인 그룹의 흥행 여부에 따라 주가 차별화도 커질 전망이다.
20일 키움증권이 내놓은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사 ▲하이브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보고서를 종합하면 하반기 엔터산업의 핵심 변수는 월드투어다.
음반 판매량이 팬덤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라면 공연과 MD는 팬덤을 실제 매출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글로벌 투어는 티켓 판매뿐 아니라 응원봉과 의류, 캐릭터 상품 등 고마진 MD 매출을 동반한다.
특히 하반기에는 BTS와 빅뱅 등 대형 지식재산권(IP)의 투어가 동시에 진행된다. 공연 모객 능력과 현장 MD 판매 전략이 엔터기업의 수익성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하이브, BTS 앞세워 역대급 외형 성장
키움증권은 하이브에 대해 주요 엔터기업 가운데 가장 강한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BTS 월드투어 효과가 연말까지 이어지는 데다 저연차 아티스트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은 하이브의 2분기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82.5% 증가한 1조2879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127.6% 늘어난 1499억원으로 추정했다. 3분기와 4분기 매출도 각각 1조2990억원과 1조3120억원으로 예상했다.
BTS는 3분기 북미와 유럽, 4분기 남미와 동남아시아에서 월드투어를 이어간다. 키움증권이 집계한 하이브의 2026년 전체 공연 최대 모객 규모는 853만명이다. 이 가운데 하반기 예상 모객 규모는 545만명에 달한다.
하이브는 BTS 투어에 맞춰 MD 생산량도 확대했다. 품절로 놓치는 매출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코르티스와 캣츠아이 등 신인 IP의 성장도 BTS 의존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YG, 빅뱅 복귀로 하반기 반전
키움증권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실적에 대해 상반기보다 하반기 실적이 개선되는 상저하고 흐름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한 1256억원으로 전망됐다. 반면 영업이익은 24.0% 감소한 64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추정됐다. 대형 IP의 활동이 부족했고 팝업스토어 운영 횟수도 감소한 영향이다.
하반기에는 분위기가 달라진다. 빅뱅 월드투어가 3분기부터 시작된다. 내년 1분기까지 예정된 공연의 최대 모객 규모는 177만명이다. 티켓 판매 과정에서 확인된 팬덤 수요가 현장 MD 구매로 연결되면 이익은 예상치를 웃돌 수 있다.
베이비몬스터와 트레저의 투어도 실적을 뒷받침한다. 베이비몬스터는 하반기 일본과 동남아시아, 호주에서 월드투어를 진행한다.
실적 방향의 키 포인트는 신인 IP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9월 신인 보이그룹 데뷔를 앞두고 있다. 신인 그룹이 빠르게 팬덤을 확보하면 빅뱅과 블랙핑크 등 특정 대형 IP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에스엠, 실적보다 글로벌 확장에 초점
에스엠은 2분기 호실적이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수익성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한 3494억원, 영업이익은 17.5% 늘어난 560억원으로 예상됐다. 팝업스토어 확대와 공연 MD 판매가 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3분기에는 투어 공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에스파의 북미·유럽 진출과 라이즈·NCT 위시의 일본 활동에 필요한 마케팅 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실적만 놓고 보면 상고하저 흐름이 불가피한 셈이다.
키움증권은 이를 단순한 비용 증가보다 글로벌 팬덤 확대를 위한 투자로 평가했다. 4분기 신인 보이그룹 SMTR25가 데뷔하고 2027년 대규모 월드투어가 본격화하면 투자비 회수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적 개선에도 목표주가는 일제히 하향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낮췄다. 키움증권은 하이브 목표주가를 33만원, 에스엠을 11만원, 와이지엔터테인먼트를 6만원으로 각각 하향했다. 엔터기업의 펀더멘털보다는 시장 자금이 특정 업종에 집중된 점을 반영한 결과다.
임수진 키움증권 애너리스트는 "최근 반도체 등 특정 섹터로의 수급 쏠림 현상이 지속되면서, 엔터 업종 전반에 대한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일시적으로 약화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또한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엔터주의 반등 여부는 대형 월드투어가 실제 이익으로 연결되는지와 신인 그룹이 기존 아티스트의 빈자리를 얼마나 빠르게 채우는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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