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호 기자] NH벤처투자가 1000억원 규모의 민간모펀드 조성에 나서며 벤처펀드 출자 시장에 진출한다. 신한벤처투자와 하나벤처스에 이어 금융지주 계열 벤처캐피탈(VC)이 민간의 모험자본 공급에 나서는 확산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NH벤처투자는 총 1000억원 규모의 민간모펀드 출자 사업에 나설 예정으로 농협금융지주와 계열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구조로 파악된다. 그룹 내부에서는 현재 출자방식과 운용 체계 등을 조율하는 단계다. 이 하우스는 이전까지 벤처펀드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GP 역할에만 집중해 왔지만 이번 출자를 계기로 VC들에 LP 기능을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모펀드 전반의 운용과 관리는 기존 펀드 관리 업무를 담당해 온 펀드관리팀이 맡는다. 자펀드 선정과 출자 집행, 사후 관리는 펀드기획팀이 담당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할 예정이다. IBK자산운용과 하나벤처스, 키움인베스트먼트 등이 민간모펀드 사업을 위해 모태펀드 출신 인사를 영입한 것과 달리 NH벤처투자는 별도의 충원 없이 기존 내부 인력을 활용해 출자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기존 투자 인력의 중복 업무로 인한 이해상충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심사역은 모펀드 운용에 참여하지 않는다. 대신 모펀드 전반의 운용과 관리는 기존 펀드 관리 업무를 담당해 온 펀드관리팀이 맡을 예정이다. 또 자펀드 선정과 출자 집행, 사후 관리는 경영기획담당 임원이 전담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할 계획이다.
민간모펀드는 정부 재정이 아닌 금융회사와 민간 기업의 자금을 모아 여러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구조다. 벤치마킹은 하나벤처스다. 하나벤처스는 지난 2024년 하나금융그룹 재원을 발판으로 국내 금융그룹 최초의 민간모펀드를 조성해 벤처펀드 출자 시장에 진출했다. 그룹 차원의 안정적인 출자 여력을 활용해 정책자금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민간 주도의 벤처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는 점에서 금융계열 VC의 새로운 성장 모델로 평가받는다.
NH벤처투자가 LP로 나서는 배경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기조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에 부동산과 담보대출 중심의 자금 운용에서 벗어나 첨단산업과 혁신기업으로 자금을 공급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금융그룹은 NH벤처투자를 민간모펀드의 운용 주체로 활용해 그룹 재원을 벤처펀드에 공급하고 혁신기업으로의 자금 흐름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간모펀드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농협금융그룹의 자금이 다양한 벤처펀드를 거쳐 첨단산업과 혁신기업으로 공급되는 통로가 마련될 전망이다. 직접투자와 펀드 출자를 병행하면서 투자 생태계 전반에 대한 영향력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 계열 VC들이 그룹 재원을 기반으로 모펀드 시장에 잇달아 진출하고 있는 만큼 민간 출자 시장을 둘러싼 금융그룹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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