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호 기자] 최근 3년 간 잦은 리더십 교체로 고전하던 KB인베스트먼트가 올해 상반기 벤처캐피탈(VC) 펀드레이징 부문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관록을 입증했다. 인공지능(AI)·딥테크 분야를 겨냥한 대형 펀드 결성이 전체 순위를 갈랐다는 평이다.
14일 딜사이트가 집계한 2026년 상반기 VC 펀드레이징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인베스트먼트는 총 2171억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결성해 펀딩 부문 1위에 올랐다.
그룹 출신의 구원투수 윤법렬 사장이 이끈 KB인베는 지난해 모태펀드가 출자한 넥스트유니콘 딥테크 스케일업 분야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된 이후 조성한 딥테크 펀드 효과를 크게 누렸다. 해당 펀드 규모는 총 1850억원으로 AI와 반도체, 바이오·헬스케어, 미래 모빌리티 등 국가전략기술 분야에서 집중된 투자 수요를 흡수했다. 이 하우스는 대형 딥테크 펀드 결성에 성공하며 상반기 펀딩 경쟁에서 가장 앞선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얻는다.
2위는 코오롱인베스트먼트가 차지했다. 코오롱인베는 2030억원 규모의 AI 코리아 투자조합 하나만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 펀드는 산업은행에서 확보한 출자금을 바탕으로 결성한 하우스의 첫 번째 2000억원대 펀드다. 단일 펀드 규모만 놓고 보면 상반기 결성된 주요 벤처펀드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수치다. 기존보다 펀드 사이즈를 크게 키우면서 AI와 딥테크 분야 성장기업에 대한 후속 투자 여력도 한층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3위에는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올랐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상반기 2015억원 규모로 총 4개 펀드를 결성했다. 리벨리온 투자를 목적으로 계열사로부터 1070억원을 출자받아 결성한 미래에셋 딥테크 로켓 투자조합의 영향이 컸다. 특정 포트폴리오 투자를 겨냥한 목적형 펀드가 전체 펀딩 순위를 끌어올린 셈이다. AI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미래에셋그룹 차원의 전략적 자금 투입이 벤처투자 부문 펀드레이징 성과로 이어졌다.
◆K콘텐츠로 4위에 오른 미시간…VC 8곳이 1000억대 펀딩
상반기 펀드레이징 리그테이블에서는 1~3위 하우스가 모두 AI펀드를 앞세워 상위권에 올랐다. 이 가운데 미시간벤처캐피탈은 콘텐츠 분야 벤처펀드만으로 4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 하우스는 상반기 미시간글로벌K콘텐츠투자조합과 미시간한국영화메인투자조합2호를 결성하며 총 1472억원을 펀딩했다. 콘텐츠 분야는 다른 투자 영역에 비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출자자(LP) 모집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K콘텐츠 확장성을 앞세워 대규모 펀딩에 성공했다는 점은 의미가 남다르다.
상반기에 1000억원 이상을 펀드레이징한 하우스는 4곳이다. 특히 국내 최초 민간모펀드 운용사인 하나벤처스는 1000억원 규모의 ‘하나 모두 성장 K-미래전략산업 벤처 모펀드 2026’을 결성하며 펀딩 부문 5위에 올랐다. 해당 펀드는 하나금융그룹의 출자를 바탕으로 조성됐는데 이 하우스는 최근 GP 7곳을 선정해 이들 자조합 결성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SV인베스트먼트와 나우IB, SBVA도 상위 8개사에 이름을 올렸다. SV인베스트먼트는 총 3개 조합을 결성해 1231억원을 펀딩했다. 중국 위고그룹과 손잡고 조성한 530억원 규모의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펀드를 비롯해 갭커버리지펀드 5-1호(385억원) 등이 주요 펀드로 꼽힌다. 이밖에 나우IB투자는 600억원 규모의 나우부산혁신기후테크펀드1호 펀드 등을 통해 총 1133억원을, SBVA는 366억원의 알파AI아키텍처펀드로 총 1110억원을 펀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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