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홈플러스가 법원의 회생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를 통해 회생절차를 이어가게 됐다.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 3사(증권·화재·캐피탈)가 추가 자금 조달에 합의하면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홈플러스가 실질적으로 경영 정상화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 내 M&A(인수합병)를 통해 새로운 대주주를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16일 메리츠증권, 메리츠캐피탈, 메리츠화재 등 메리츠금융 계열사는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2000억원 규모 대출과 관련한 이사회를 열었다. 이사회 결과 해당 안건이 가결된 덕분에 홈플러스는 앞서 3일 서울회생법원이 폐지했던 회생절차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에 대해 회생폐지를 결정했다. 법원은 당시 계획안 폐지 이유로 회생계획안 수행을 위한 자금이 조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꼽았다. 이와 더불어 자금 조달이 이뤄진 뒤 즉시항고를 하면 '재도의 고안'을 통해 회생안 폐지 결정을 최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도의 고안은 원심 법원이 즉시항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할 경우 스스로 재판을 경정할 수 있도록 한 절차다. 채무자회생법 제33조가 준용하는 민사소송법 제446조에 근거를 둔다.
법원의 회생폐지 결정 직후 홈플러스의 자금 조달 협상은 순탄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메리츠 3사는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의 연대보증을 조건으로 1000억원 규모의 DIP(기존 경영자 관리인) 대출을 제공할 뜻은 있지만, 그 이상은 집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MBK파트너스는 메리츠가 2000억원을 대출 집행할 경우 그 절반인 1000억원에 대해 법인(MBK파트너스)과 개인(김병주 파트너)이 함께 연대보증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양측 입장이 즉시항고 기간인 14일이 임박할 때까지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상이 계속됐다. 결국 메리츠 3사 이사회가 추가 대출을 의결하고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이 2000억원에 대한 연대보증을 결정하면서 총 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홈플러스는 즉시항고를 통해 회생계획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자금 조달이 회생절차 지속을 위한 최소 조건을 충족시킨 결과로 평가한다. 자금 조달 성사와 별개로 홈플러스의 근본적인 경영 여건이 개선됐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생계획이 이어지더라도 매출 회복, 임대료 부담, 협력업체와의 관계 등 실적을 좌우하는 변수들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홈플러스가 실질적으로 회생하기 위해서는 결국 M&A(인수합병) 성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2000억원 자금 조달은 회생계획 유지를 위한 '시간 벌기'에 해당할 뿐 매각을 통한 새로운 대주주 확보 없이는 현재의 재무구조와 영업 여건상 자체적인 정상화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홈플러스는 2000억원 회생자금 마련 및 노동조합과의 협의 내용 등을 반영해 오는 20일 서울회생법원에 즉시항고를 제기할 계획이다. 이후 회생법원의 허가와 DIP 실행에 필요한 절차, 주요 채권자들의 회생계획 동의 등이 마무리되면 긴급운영자금이 집행된다.
홈플러스는 즉시항고를 통해 회생절차를 이어가고 최종 단계인 구조혁신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본사·대형마트·온라인 등 잔존 사업부문의 매각을 추진해 회생절차를 성공적으로 완료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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