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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 먹어치우는 KB-미래-한투…단자시장 부익부
이소영 기자
2026-07-17 07:30:00
6개 대형 증권사 포함 순발행 비중 91.9%…레버리지 ETF 등 신용융자 확대에 단기조달 급증 중소형사 자금난
이 기사는 2026-07-16 08:31:19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올해 대형 증권사들이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단기자금 시장의 유동성을 사실상 흡수하는데 그 선두에 KB증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활황에 따른 신용공여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 결과다. 다만 기관투자가의 투자 여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우량 증권사들이 높은 금리를 제시하며 자금을 끌어가자 CP 시장에 의존하던 중소형 증권사의 자금 조달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7월 14일까지 CP·전단채 순발행 규모는 41조35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증권사가 38조116억원어치를 발행해 전체 물량의 91.9%를 차지했다. 사실상 올해 단기자금 시장의 자금 대부분을 증권사가 가져간 셈이다.


증권사별로는 KB증권의 순발행 규모가 7조28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래에셋증권(5조4300억원), 키움증권(4조7871억원), NH투자증권(3조7010억원), 메리츠증권(2조8411억원), 한국투자증권(1조9688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KB증권을 비롯한 대형 증권사들의 단기 조달이 급증한 배경에는 신용공여 확대가 있다. 최근 들어 증시 거래가 늘고 신용융자 잔액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대형 증권사들 중심으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운전자금 확보 수요 역시 커진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레버리지 ETF 등 유동성 소요가 큰 상품이 잇따라 출시된 점도 단기자금 조달을 늘린 요인으로 꼽는다.


한국투자증권의 순발행 규모는 1조원 수준이었지만 발행 규모 자체는 가장 컸다. 올해 발행액은 319조8668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같은 기간 만기 물량도 317조8980억원에 달해 순발행 규모는 1조9688억원에 그쳤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순발행 규모가 시장 영향력은 크지만 한투처럼 타 증권사 대비 발행규모가 절대적으로 큰 경우에는 기관 자금을 흡수하는 구축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시장에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단기자금 시장을 떠받치는 기관투자가의 투자 여력은 그만큼 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신용도가 높은 대형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시하며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자 기존 CP 시장에 자금 조달을 의존하던 중소형 증권사들은 조달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


중소형사 관계자는 "지난 6월이 단자시장 경색의 정점이었다"며 "중소형사들 가운데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이나 자체 유동성이 없었다면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한 번 조달에 성공하면 만기를 장기화하고 조달 규모도 확대해 가용 현금을 최대한 확보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회사채 시장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887%로 연중 최고치인 3.940%에 근접했다. AA-등급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금리도 연 4.582%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형 증권사와 일반 기업들은 단기자금 시장뿐 아니라 회사채 시장에서도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될 경우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분이 CP에 반영되면 발행 자체가 어려워질 뿐 아니라 조달에 성공하더라도 금리 부담이 무거워져서다. IB 관계자는 "비우량 등급 기업들 가운데 실적이 침체된 곳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금리 상승기에는 신용도가 조달 여건 차이를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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