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코스피 7000 붕괴에도…레버리지 ETF 입닫은 이찬진
이소영 기자
2026-07-13 17:50:24
삼전닉스 레버리지 허용 후 지수 30% 급락했지만…청와대 금융위 즉흥발언 지적에 운용사 기강잡기만
이 기사는 2026-07-13 16:50:24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장-자산운용사 CEO 간담회 시작 전 기념촬영 모습. 앞줄 왼쪽에서 여섯번째 이찬진 금감원장, 일곱번째 황성엽 금투협장. (사진=이소영 기자)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모아 간담회를 열고도 시장이 예상했던 레버리지 상장주가지수펀드(ETF) 관련 대책은 내놓지 못해 형식적인 기강잡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가 9000포인트를 상회하다가 이른바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허용 이후 7000포인트 이하까지 붕괴됐는데도 관련 당국자가 이에 관한 언급이나 대책 주문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찬진 원장은 대신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상품 투자 확대에 우려를 표하며 과장광고 근절과 투자자 보호, 수탁자 책임 강화 등 운용사에 대한 훈시만 강조했다.


13일 금감원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감독원장-자산운용사 CEO 간담회’를 열었고 이날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은 레버리지 ETF에 대한 지적으로 화두를 던졌다. 황 회장은 "최근처럼 특정 대형 종목에 자금이 집중되고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상품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현상은 우리 업계가 더욱 세심하게 살펴봐야 할 부분"이라고 운을 뗐다.


최근 이른바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는 시장을 흔드는 주체가 되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히 레버리지 투자가 개인들의 자산보호에 있어 위험하다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한국 주식시장의 가격 형성 메커니즘 자체를 왜곡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실제 이들 소수의 종목들에 레버리지 자금이 몰리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본주의 주가만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가격을 맞춰야 하는 리밸런싱 수급이 꼬이는 것이 큰 문제로 지적된다. 이 변수는 코스피 전체와 ETF는 물론이고 선물시장과 기관 패시브 자금 수급을 흔들고 있는데 하락장 국면에서 변동성이 커지자 매도와 매수 사이드카가 이들 상품 출시 이후 수십차례 반복되고 있다.


황성엽 회장은 이에 관해 "중요한 것은 시장의 활력이 일시적인 열기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공모펀드와 ETF를 통해 형성되는 공모기관 자금이 시장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고, 자산운용사들도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 수탁자 책임 이행이라는 과제를 보다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원론적인 변을 덧붙였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구체적인 문제를 거론하기 보다는 ETF 시장 질서 확립과 운용사의 책임 강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 원장은 "투자자는 ETF를 직접 선택하는 과정에서 운용사 광고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거짓·과장 광고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며 "특히 업계의 모범이 돼야 할 대형 운용사에서 이러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 점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광고 제작과 자체 심의 과정에서 정확한 투자 정보가 투자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고 ETF 운용 과정에서도 유동성공급자(LP) 증권사와 함께 괴리율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자산운용사가 유망 기업을 발굴해 투자자금을 공급하고 성장 과실을 투자자에게 환원하는 생산적 금융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운용사의 수탁자 책임 이행 수준을 높이기 위한 과제도 함께 제시했다. 먼저 이 원장은 "올해 점검에서도 여전히 다수의 '복사·붙여 넣기식' 부실 공시가 확인됐다"며 "투자자가 의결권 행사의 적정성을 명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의결권 행사 정책과 공시 체계를 내실 있게 정비하자"고 짚었다.


이어 "전담 조직과 수탁자책임위원회, 성과지표(KPI) 등 내부통제 체계를 제대로 갖춘 운용사가 실제 주주 활동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국내 연기금의 위탁운용사 평가에서도 수탁자 책임 활동의 비중이 확대되는 만큼, 최고경영자(CEO)가 내부 관리체계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도록 직접 챙겨달라"고 강조했다.


이찬진 원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나 코스피 변동성 지적보다는 이재명 정부가 주도하는 모험자본 공급에 적극 동참하자는 독려를 이어갔다. 이 원장은 “자산운용사가 자본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서 유망기업을 분석 및 발굴해 투자자금을 공급해야 한다”며 “성장 과실을 투자자에게 분배함으로써 생산적 금융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찬진 원장의 발언은 현안을 회피했다기 보다는 상위 금융당국이나 청와대와 조율되지 않은 언사를 삼가는 모습이었다. 이 원장은 지난달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는 레버리지 ETF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드러누워서라도 (운용 도입 및 상품 거래 시행을) 막았어야 했다"고 강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원장의 조율되지 않은 즉흥적 발언 이후 청와대와 정부는 금감원 등에 강한 내부 경고를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찬진 원장은 13일 간담회 현장에서 자산운용업계의 자율적 관리와 제도적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하는 데 집중했다. 대신 해당 내용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단기적으로는 뚜렷한 해결책 마련이 어려운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을 내부적으로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