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파라다이스가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하이엔드(고급) 호텔 건립에 나섰다. 이를 위해 6000억원에 가까운 대규모 투자비를 투입한다. 올해부터 이자비용 부담이 본격화될 전망이지만,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들의 한국 진출이 잇따라 예고되면서 시장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자리를 잡아 국내 하이엔드 호텔 시장의 기준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파라다이스의 장충동 호텔은 오랜 숙원 사업으로 총 5750억원이 투입된다. 부지 규모는 1만3950㎡(약 4220평)로 지하 5층, 지상 18층, 약 180실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지난 4월부터 건물 골조를 올리는 초기 공사가 시작됐으며 완공 목표는 2028년 10월이다.
공사가 본격화되면서 파라다이스가 부담해야 할 이자비용도 올해부터 가시화될 전망이다. 파라다이스는 호텔이 지어질 장충동 토지를 신탁에 맡기고 공사 진행률에 맞춰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는 시설자금대출 방식으로 총 55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이에 지난해 말까지 대출금 482억원(8.8%)가 인출됐고 나머지 5018억원(91.2%)은 착공이 본격화된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인출될 예정이다. 파라다이스는 회사 신용도를 기반으로 한 일반 대출 구조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금리(3.81%) 부담을 최소화했지만 자금 규모가 절대적으로 커서 공사가 진행될수록 이자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파라다이스의 별도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380억원으로 전년(446억원) 대비 14.8% 감소했다. 2023년 698억원을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도 급감했다. 2023년 4798억원, 2024년 2914억원, 2025년 1940억원으로 2년 만에 59.6% 줄었다.
그룹 차원의 신용도와 재무여력은 개선되고 있지만 대출을 실행한 주체인 파라다이스 별도기준 실적은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단기 수익성 악화보다 장기 성장동력 확보에 무게를 두고 투자를 강행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기준 파라다이스의 이자비용은 232억원이다. 여기에 장충동 호텔 관련 시설자금대출 5500억원이 모두 실행될 경우 현재 금리 기준으로 연간 약 210억원 수준의 추가 이자 부담이 발생한다. 기존 이자비용과 합산하면 연간 이자비용은 440억원 안팎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자금 부담 속에서도 파라다이스가 장충동 호텔 투자를 강행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서울 하이엔드 호텔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들이 잇따라 한국 진출 계획을 내놓으면서 선점 효과 확보가 사업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럭셔리 브랜드인 리츠칼튼은 서울 중구 옛 남산 힐튼호텔 부지를 개발하는 '이오타 서울' 프로젝트를 통해 2031년 한국에 재진출할 예정이다. 블랙핑크 제니로 인해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브랜드인 아만 역시 강남구 청담동 옛 프리마호텔 부지에 2029년 개관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서울이 아시아 주요 관광도시로 부상하면서 초고가 숙박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호텔 체인들이 한국 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하는 분위기다.
일본의 유명 고급 호텔·리조트 체인인 호시노 리조트 본사 역시 한국 진출 계획을 묻는 질문에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 검토할 수 있다. 실제로 구체적인 한국 운영 안건에 대해서 검토한 적이 몇차례 있다"며 적정한 파트너사만 찾으면 언제든 한국 시장에 진출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파라다이스는 현재 한국의 최상급 호텔인 신라호텔이나 시그니엘보다 더 적은 객실로 높은 객실료를 책정하며 해외 유명 브랜드 진출 이전에 자리를 잡아 놓겠다는 계획이다. 객실당 가격은 최소 100만원 이상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국내외 하이엔드 고객을 위한 프라이빗한 동선을 마련하고 멤버십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며 "파라다이스는 서울 중심에 5성급을 초월하는 상징적인 호텔을 개관해 국내 하이엔드 호텔 분야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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