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카뱅·케뱅 주가 왜 못 오르나…성장성 의문 커졌다
이세정 기자
2026-07-17 07:00:00
③주담대 성장 공식 흔들…새 수익원 입증해야 밸류에이션 회복
이 기사는 2026-07-16 11:05:31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의 고유 강점으로 평가받던 '성장 프리미엄'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예전 같지 않다. 비대면 플랫폼과 정보기술(IT)을 앞세워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성장 스토리를 제시했지만, 실제 수익 구조는 여전히 여신 확대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서다. 특히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과거 고성장을 이끌었던 주택담보대출 확대 전략에 제약이 커지자 시장은 인터넷은행의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여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주가는 연초 2만1900원에서 올해 2월 한때 2만87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며 이달 1일 2만900원까지 떨어졌다. 최근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전날(15일) 종가는 2만2600원으로 연중 고점 대비 약 21% 낮은 수준이다. 올해 3월 5일 공모가 8300원으로 증시에 입성한 케이뱅크 역시 상장 직후인 4월 1일 6080원까지 밀린 뒤 6~7월에도 5000원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실적 개선과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8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3% 증가했다. 다만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상장에 따른 평가이익이 반영된 영향이 있었던 만큼 시장은 외형적인 순이익 증가보다 본업의 성장성과 이익 지속 가능성에 더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 발표 당일 주가는 전일 대비 2.46% 상승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케이뱅크는 이자이익 증가와 대손비용 안정화에 힘입어 1분기 순이익이 106.8% 증가한 33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성장성 둔화 우려와 상장 이후 수급 부담,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를 동시에 반영하며 주가를 평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부여됐던 성장성 기반 밸류에이션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그동안 기존 은행보다 높은 성장률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를 바탕으로 전통 금융사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플랫폼과 수수료 사업 확대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이익 창출은 여전히 예대마진과 여신 성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이 인터넷전문은행을 '플랫폼 성장주'보다는 규제를 받는 '은행주'에 가깝게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인터넷은행 2개사 2026년 주가 추이 딜사이세정  복사.jpg
인터넷은행 주가 추이. (그래픽=김민영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은 낮은 영업비용과 비대면 편의성을 앞세워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하며 주택담보대출과 대환대출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해 왔다. 그러나 주담대 잔액이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대상에 포함됐고,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상시화되면서 기존 성장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실제로 규제가 제약하는 것은 인터넷전은행의 IT 경쟁력 자체가 아니라 주담대를 빠르게 늘려 수익을 확대하던 기존 성장 방식이다. 이에 따라 개인사업자대출과 플랫폼 사업, 비은행 금융 서비스 등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지난해 6·27 부동산 대책 이후 가계대출 성장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조정을 받았다. 이후 실적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올해 2월 반등했지만 규제 장기화와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전날 종가는 2만3100원으로 공모가(3만9000원)보다 40.8% 낮은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성장성 둔화 우려에 더해 보호예수 해제에 따른 수급 부담도 안고 있다. 지난달 초 3576만주의 보호예수가 종료됐으며 오는 9월에는 추가로 8378만주가 해제될 예정이다. 보호예수 해제가 곧바로 매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유통 가능 물량 증가에 대한 경계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다만 시장은 단순한 사업 확장보다 실제 수익화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인터넷은행 2개사 실적 컨센서스 딜사이세정  복사.jpg
인터넷은행 실적 컨센서스. (그래픽=김민영 기자)

유준석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뱅크가 마스턴캐피탈 인수를 마무리할 경우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예상된다”며 “스테이블코인 기반 사업과 해외 은행과의 제휴 확대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사업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가계대출 규제가 지속되는 만큼 목표주가는 소폭 하향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의 마스턴캐피탈 인수는 자동차금융과 기업금융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시장에서는 실제 수익성 개선 효과가 가시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SOHO) 대출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 1분기 개인사업자대출 순증액은 4420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사업자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일부 가계대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여신 순증액은 3763억원에 그쳤다. 삼성증권은 케이뱅크 목표주가를 9000원으로 제시했지만 성장성 둔화 우려와 오버행 부담이 동시에 반영되며 공모가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이익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지만, 주된 관심은 단순한 실적 증가보다 성장률의 지속 가능성과 수익원 다변화 여부로 이동하고 있다. 가계대출 확대 없이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성장 프리미엄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는 평가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수립한 사업 전략을 충실하게 이행하며 성장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외부 요인에 의한 주가 변동성이 크다”며 “신규 사업 확장에 집중하며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