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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에 18조 투자…KT AI 전략은
최령 기자
2026-07-14 11:00:00
①12조는 본업·6조는 인프라…‘믿음’·AI 에이전트 전략은 후순위
이 기사는 2026-07-14 09: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사진자료1] ‘AX Platform Company’로 도약 선언.jpg
박윤영 KT 대표가 'AX 플랫폼 컴퍼니'와 관련한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제공=KT)

[딜사이트 최령 기자] 박윤영 대표 취임 이후 처음 공개된 KT의 인공지능(AI) 청사진은 거대했다. 총 18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바탕으로 고객의 AI 도입을 지원하는 인프라와 생태계를 제공하는 'AI 전환(AX) 플랫폼 컴퍼니'가 되겠다는 구상이었다. 다만 투자 내용을 들여다보면 시장이 기대했던 AI 기술 기업의 모습보다는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인프라 사업자의 색채가 짙다는 평가가 나온다.


KT는 최근 향후 5년간 총 18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세부적으로는 정보보안·IT와 네트워크 등 통신 본업 경쟁력 강화에 향후 3년간 12조원을 투입하고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와 해저케이블 등 AI 인프라 확충에는 5년간 6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내용을 발표하며 "고객이 AI를 도입해 성장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것이 KT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AX 플랫폼은 무대 위 주인공이 아니라 무대를 비추는 조명에 가깝다"며 "고객이 AI를 가장 쉽고 안전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생태계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반면 박 대표가 스스로를 '무대의 주인공이 아닌 조명'이라고 규정한 만큼 시장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KT가 직접 무대에 올릴 AI 기술과 서비스가 무엇인지로 향한다. 다만 이번 발표에서는 KT가 직접 보유하고 경쟁할 AI 기술이 무엇인지 인프라를 넘어 어떤 영역에서 차별화를 만들어낼 것인지에 대한 메시지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KT의 AI 전략 중심축이 지속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의문을 키운다. KT는 앞서 2023년 국내 통신사 가운데 가장 먼저 자체 AI 파운데이션 모델 '믿:음 1.0'을 공개하며 한국형 소버린 AI 전략을 내세웠다. 통신·미디어·금융·공공 분야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국어와 국내 산업 환경에 최적화된 AI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이후 김영섭 전 대표 체제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AI 전략의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KT는 약 2조4000억원 규모의 AI·클라우드 협력을 추진하며 한국형 AI와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 등을 공동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박윤영 대표 취임 이후 KT가 반복적으로 강조한 키워드는 자체 AI 모델보다는 B2B를 중심으로 한 'AX 플랫폼 컴퍼니'였다. 실제 조직 개편 역시 AX사업부문과 AX미래기술원을 중심으로 기업 고객 대상 AX 사업과 산업별 솔루션 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생성형 AI 모델 개발에서 실제 산업 적용과 수익화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시장에서는 B2B AX 플랫폼 전략과 인프라 사업 확대가 결국 KT 자체 AI 경쟁력 강화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박 대표 체제 들어서도 KT는 최근 '믿:음 K 2.5 Pro'를 공개하고 AI 신뢰성 인증을 획득하는 등 자체 모델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최근 'AX 플랫폼 컴퍼니' 전략을 발표하는 과정에서는 자체 모델 고도화나 사업화 방향보다 AIDC와 토큰팩토리, 스테이블코인 등 인프라·플랫폼 사업이 전면에 부각됐다.


이 과정에서 자체 모델 '믿:음'이 향후 KT AI 전략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 것인지도 이전보다 불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서도 KT는 예선 단계에서 탈락했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속한 LG AI 컨소시엄은은 현재 2차 평가를 앞두고 있다. 통신사 간 AI 경쟁이 인프라 확보를 넘어 자체 모델과 서비스 경쟁으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KT 역시 인프라 사업자와 AI 기술 기업 사이에서 보다 명확한 전략적 포지셔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박 대표가 최근 발표한 KT 중장기 성장 전략은 김영섭 전 대표 체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B2B와 공공 AX 전환 수요를 흡수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현재 B2B AX 시장 개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만큼 MS와 팔란티어 협력, 다양한 기술검증(PoC) 프로젝트들이 실제 수요 선점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인프라 구축과 AI 기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KT가 진정한 AX 플랫폼 사업자를 지향한다면 오히려 자체 모델과 에이전트, 산업별 AI 솔루션 가운데 무엇을 직접 만들고 무엇을 지원할 것인지부터 명확히 구분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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