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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KT클라우드 재합병 검토…AI 전략보다 어려운 'FI 셈법'
최령 기자
2026-07-01 10:00:00
중복상장 부담에 IPO 전략 재검토…AI 인프라 통합 속 FI 엑시트가 최대 변수
이 기사는 2026-07-01 08:00: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 사옥 전경 (제공=KT)

[딜사이트 최령 기자] KT가 종속회사 KT클라우드 재합병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구조 재편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복상장에 따른 이른바 '쪼개기 상장' 우려와 AI 인프라 경쟁 심화가 맞물리면서 인공지능(AI) 전환(AX) 경쟁력 강화를 위해 클라우드와 AI 데이터센터(AIDC), 네트워크를 통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재무적투자자(FI)와의 이해관계 조율이 실제 성사의 최대 변수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박윤영 KT 대표는 KT클라우드 재합병 가능성을 열어두고 관련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인프라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클라우드와 AIDC, 네트워크를 그룹 차원에서 일원화해 기업간거래(B2B)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를 두고 KT는 공시를 통해 "AX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며 재합병 추진 여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KT클라우드는 앞서 2022년 KT의 클라우드·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을 분리해 출범했다. 당시에는 독립 법인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외부 투자 유치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전략이 유효했다. 이후 KT클라우드는 IMM크레딧앤솔루션 컨소시엄으로부터 약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하지만 4년 사이 사업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는 단순 인프라를 넘어 AI 서비스의 핵심 기반으로 자리 잡았고 경쟁의 중심도 서비스보다 이를 뒷받침하는 AI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대규모 자본과 신속한 투자 의사결정이 요구되는 만큼 그룹 차원의 투자 집행이 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


KT클라우드 실적 추이.jpg
KT클라우드 실적 추이. (그래픽=오현영 기자)

정부와 거래소의 중복상장 심사 기조도 기존 전략을 재검토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대기업 계열사의 물적분할 후 상장을 둘러싼 '쪼개기 상장' 논란이 이어지면서 자회사 IPO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도 한층 엄격해졌다. 박 대표 역시 내부적으로 자회사 IPO 과정에서 중복상장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사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보다 그룹 차원의 사업 시너지가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직 개편 역시 이러한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박 대표는 취임 이후 김봉균 엔터프라이즈부문장을 KT클라우드 대표로 겸직 발령했다. 업계에서는 본사 B2B 조직과 KT클라우드의 사업 연계를 강화하기 위한 사전 정비 성격으로 보고 있다. 재합병이 이뤄질 경우 회선과 클라우드, AI 인프라, 보안 서비스를 하나의 체계로 제공하며 기업 고객 대상 AX 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재합병 검토를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닌 AI 시대에 맞춘 사업 구조 재편으로 해석하고 있다. 문형남 숙명여자대학교 한류국제대학 학장은 "클라우드 시대에는 분리가 경쟁력이었다면 AI 시대에는 AI와 클라우드, 네트워크를 통합하는 것이 경쟁력"이라며 "KT의 이번 재합병 검토도 이러한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산업적 명분과 별개로 실제 재합병 추진 과정에서는 FI와의 이해관계 조율이라는 현실적인 과제가 남아 있다. KT클라우드는 이미 외부 재무적투자자(FI)가 투자한 회사다. 재합병이 추진될 경우 이들의 투자금 회수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KT는 KT클라우드 보통주 92.6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나머지 보통주는 ▲디지털솔루션 유한회사(6.35%) ▲아이엠엠디지털솔루션 일반사모투자신탁(0.59%) ▲메가존클라우드(0.39%) ▲임직원(0.04%) 등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솔루션 유한회사와 아이엠엠디지털솔루션 일반사모투자신탁, 메가존클라우드는 보통주와 동일 수량의 전환우선주도 보유하고 있다. 만약 전환우선주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한다고 가정할 경우 FI의 지분은 약 13.7% 수준으로 추산된다.


FI는 통상 기업가치 상승 이후 기업공개(IPO)나 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재합병이 현실화될 경우 당초 기대했던 회수 방식이 달라진다. 이에 합병 비율과 지분 매입 방식, 엑시트 구조를 둘러싼 협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T클라우드는 2023년 FI로부터 약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 약 4조6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업계에서는 최근 AI 인프라 시장 성장 등을 반영해 기업가치를 6조~7조원 수준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나온다. 이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FI 지분 가치는 약 8200억~96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결국 FI의 엑시트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KT의 자금 부담과 기존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 KT가 이를 현금으로 정리할 경우 상당한 자금 부담이 발생할 수 있으며 주식 교환 방식을 택하면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가능성도 제기된다.


KT 재무 여력도 변수다. KT는 올해 1분기 별도기준 1조2688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 중이다. 다만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데이터센터 증설, 해킹 사고 대응 등 대규모 자금 집행도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KT클라우드 재합병 검토를 박 대표가 내세운 AX 전략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로 보고 있다. AI 시대 핵심 인프라를 통합해야 한다는 전략적 명분은 분명하지만 성사 여부는 FI 투자금 회수뿐 아니라 기존 주주가치를 모두 충족시키는 데 달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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