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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훈풍 못 탄 KT…AI 인프라 경쟁서 존재감 숙제
최령 기자
2026-06-23 08:00:00
③국내 최다 16개 IDC·500MW 목표…MS 협력 성과는 과제
이 기사는 2026-06-22 17:57:57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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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가산 AI 데이터센터. (제공=KT)

[딜사이트 최령 기자] KT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경쟁에서 '나홀로 내실' 전략을 택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연이어 엔비디아와 AI 팩토리 동맹을 공식화하며 판을 키우는 동안 KT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AI 인프라 경쟁의 무게중심이 데이터센터 확보에서 글로벌 AI 생태계 구축으로 옮겨가면서 KT의 전략적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SK텔레콤은 엔비디아와 최대 5GW 규모 AI 팩토리 협력을,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의 ‘DSX’ 기반 차세대 AI 팩토리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반면 KT 역시 엔비디아 GPU 기반 AIDC 사업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이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방한 과정에서 공개된 AI 팩토리 협력 구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올해 초 박윤영 대표 체제 전환과 C레벨 교체, 조직 재편 등이 맞물리면서 경쟁사 대비 AI 인프라 전략 발표와 연합전선 구축이 다소 늦어진 영향도 있다고 보고 있다.


KT가 기대고 있는 글로벌 축은 마이크로소프트(MS)다. KT는 2024년 MS와 5년간 약 2조4000억원 규모의 AI·클라우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한국형 AI 모델 개발과 AX(AI 전환) 전문기업 설립, 소버린 클라우드 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당시에는 국내 통신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글로벌 AI 동맹으로 평가받으며 KT AI 전략의 핵심 축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후 계약 구조를 둘러싸고 잡음이 이어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KT가 부담해야 할 투자 규모에 비해 MS의 의무 사항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국내 기업·공공 데이터를 해외 빅테크 생태계에 종속시킬 수 있다는 데이터 주권 논란도 불거졌다. 최근에는 계약 구조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시장 안팎에서 파트너십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자체 AI 전략도 재정비 국면에 들어섰다. KT는 자체 초거대 AI 모델 '믿:음'을 앞세워 AI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혀왔지만 지난해 '믿:음 2.0'을 오픈소스로 공개한 이후 뚜렷한 사업화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독파모) 주관사 선정에서도 탈락했고 올해 추가 정예팀 공모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여기에 '믿:음' 개발을 주도했던 신동훈 전 최고AI책임자(CAIO)를 비롯해 배순민 전 AI퓨처랩장, 오승필 전 CTO 등 주요 AI 인사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AI 전략의 연속성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KT는 박윤영 대표 체제 출범 이후 AI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AI 연구개발 조직을 AX미래기술원 중심으로 재편하고 AI 에이전트와 AX 사업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한편 2028년까지 AI·IT 매출 비중을 2023년 대비 3배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럼에도 KT의 기본 체력은 여전히 업계 최상위권으로 평가된다. KT클라우드는 서울 가산·목동·서초, 경기 분당·과천 등 국내 최다인 16개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운영하고 있다. 오랜 IDC 운영 경험과 기업·공공 고객 기반은 여전히 KT의 핵심 자산이다.

특히 가산 AIDC에서는 수냉식 냉각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하고 구독형 인프라 서비스 ‘Colo.AI’를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기존 코로케이션 중심의 데이터센터 사업을 AI 연산 수요에 맞춘 턴키(Turnkey)형 인프라 서비스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용량 확대 계획도 제시했다. KT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나눠 AIDC 수요에 대응하는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수도권에서는 기존 IDC를 중심으로 저전력 수요를 흡수하고 비수도권에서는 고전력 AIDC 수요를 수용한다는 방식이다. 전력 수급이 가능한 부지를 매입하거나 임차해 5년 내 클라우드 전체 데이터센터 용량을 500MW 이상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올 하반기에는 경기 부천 데이터센터 개소도 예정돼 있다.


다만 인프라 확충 계획과 별개로 시장의 평가는 아직 보수적이다. 올해 1분기 SK텔레콤의 AIDC 매출은 1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3% 증가했고 LG유플러스도 1144억원으로 31% 늘었다. 반면 KT클라우드의 1분기 매출은 2501억원으로 전년 동기(2497억원)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KT는 AIDC 매출을 별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는 최근 AIDC 경쟁의 평가 기준이 단순 데이터센터 확보를 넘어 AI 서비스 수요와 생태계 확보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AI 클라우드, 서비스형 GPU(GPUaaS), 피지컬 AI 등 실제 AI 서비스를 생산·운영하는 역량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력과 냉각, GPU 수용 능력뿐 아니라 글로벌 파트너십과 대형 고객 확보 능력까지 함께 요구되는 구조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는 국내 최다 IDC와 공공·금융 고객 기반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지만 최근 AI 인프라 경쟁은 단순 설비 경쟁이 아니라 어떤 생태계와 수요를 연결하느냐의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며 "결국 KT도 MS 협력과 자체 AI 역량을 어떤 성장 스토리로 연결할 것인지 시장에 보여줄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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