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KT가 양자키분배(QKD)와 양자내성암호(PQC)를 결합한 양자암호통신 사업 확대에 나섰다. 자체 개발한 양자 보안 기술을 기반으로 공공·국방 분야에서 상용화를 확대하는 한편 금융권 등 민간 시장까지 적용 범위를 넓혀 양자컴퓨터 시대에 대비한 양자보안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1일 KT는 서울 종로구에서 개최된 양자암호기술 언론스터디에서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 현황과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신정환 KT 퀀텀테크연구팀 팀장은 "양자암호통신은 모든 보안을 해결하는 기술이 아니라 양자컴퓨터로 인해 취약해질 공개키 기반 키 교환을 안전하게 만드는 기술"이라며 "암호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암호키를 얼마나 안전하게 전달하고 관리하느냐"라고 말했다.
현재 인터넷 보안은 공개키 암호와 대칭키 암호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 가운데 공개키 암호를 이용해 암호키를 안전하게 주고받은 뒤 실제 데이터는 대칭키 암호로 보호한다. 다만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공개키 암호가 해독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암호키 전달 과정과 암호체계 자체를 강화하는 새로운 보안 기술이 필요해지고 있다.
KT는 이를 위한 핵심 기술로 양자키분배(QKD)와 양자내성암호(PQC)를 제시했다. QKD는 암호키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도청 시도를 즉시 감지하는 기술이고 PQC는 양자컴퓨터로도 풀기 어려운 새로운 암호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기술이다. KT는 두 기술을 결합한 'Quantum-Safe Network'를 차세대 양자보안 모델로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암호키 전달과 데이터 보호를 동시에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신 팀장은 "QKD는 직접 만나 암호키를 전달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보안성을 제공하고 PQC는 기존 암호체계를 양자 시대에 맞게 업그레이드하는 기술"이라며 "두 기술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함께 적용해야 하는 상호보완적인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KT는 네트워크 구간에는 QKD를, 서비스 및 접속 구간에는 PQC를 적용하는 'Quantum-Safe Network' 구조를 기반으로 양자암호통신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유·무선 QKD 핵심 기술을 자체 개발해 장비를 국산화했으며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QKD 장비와 암호화 장비(QENC)를 상용화했다. 또 QKD와 암호화 장비(QENC)에 대한 보안기능 확인을 확보하고 QKD와 PQC를 결합한 Quantum-Safe Network 실증과 함께 약 300kbps급 QKD 성능 고도화, 국내 최장 수준인 4.8km 무선 QKD 실증도 완료했다.
KT는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양자암호통신 관련 특허 28건을 확보했으며 현재까지 8개 국내 기업에 12건의 기술 이전을 완료했다. 코위버와 우리넷 등 국내 기업과 협력해 QKD와 암호화 장비를 개발하는 한편 글로벌 장비업체와도 협력해 국내 장비와 글로벌 벤더를 아우르는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신 팀장은 경쟁사와의 차별점에 대해 "다른 사업자들이 해외 장비를 도입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라면 KT는 자체 기술을 개발해 국내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는 구조"라며 "현재 KT 연구소의 QKD 기술은 약 300kbps 수준으로 해외 상용 장비의 약 150kbps 대비 두 배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KT는 단순한 QKD 기술 확보를 넘어 PQC 전환 역량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민균 KT 엔터프라이즈서비스본부 팀장은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큰 변화는 양자내성암호(PQC) 역량까지 확보했다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장비를 공급하는 사업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고객이 기존 암호체계를 어떻게 PQC 기반으로 전환해야 하는지까지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실제 사업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국가 연구망(KOREN) 기반 공공사업을 비롯해 사법부 통신망 고도화, 양자암호 시범사업 등을 수행했으며 2023년에는 공군 작전차량에 양자암호체계를 구축해 상용 5G망 기반 군 통신 환경에서 기술을 검증했다. 지난해에는 개방형 양자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에 참여해 QKD와 PQC를 포함한 양자망 전체를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도 구축했다.
올해부터는 국방 분야 PQC 전환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KT는 국방부와 함께 드론과 CCTV, 통합관제 시스템 등에 기존 암호체계를 PQC 기반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의 기존 IT 환경 전체를 양자 보안 체계로 전환하는 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민간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조 팀장은 "금융권에서는 데이터센터 간 중요 데이터가 오가는 구간을 어떻게 양자보안으로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금융기관들과 제로트러스트 보안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양자보안 협력을 검토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간 전송 구간을 중심으로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공개할 수 있는 사업은 없지만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T는 장거리 QKD 기술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약 100km 수준인 전송거리를 제주 해저케이블 적용을 목표로 200km까지 확대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며 광집적회로(PIC) 기술을 활용해 장비 소형화와 원가 절감도 추진하고 있다.
양자컴퓨터가 실제 보안 위협으로 다가오는 시점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신 팀장은 "전문가마다 차이는 있지만 중요한 데이터에 대해서는 향후 5~6년 내 실질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가 기밀이나 금융정보처럼 장기간 보호가 필요한 데이터는 지금부터 양자 보안 체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KT는 정부의 양자내성암호(PQC) 전환 로드맵에 맞춰 관련 기술과 전환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양자컴퓨팅과 양자센싱 분야까지 협력 생태계를 확대해 종합 양자 기술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조 팀장은 "정부의 양자 기술 육성 로드맵에 맞춰 전환 역량을 내재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양자컴퓨팅과 양자센싱 분야의 파트너를 발굴하고 기존 양자통신 얼라이언스를 양자 얼라이언스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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