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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 먹튀에 결국 파산…대성창투-큐더스-ATP 등 손실
김현호 기자
2026-08-11 09:45:00
가족 사연까지 끌어와 수백억 투자 유치했는데…해외 도피로 누적 투자금 350억 공중분해 수순
이 기사는 2026-08-10 07:05: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전광역시 중구에 위치한 센시 본사.(사진=김현호 기자)

[딜사이트 김현호 기자] 인공지능(AI) 점자 기업 센시가 결국 파산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번역 솔루션을 제공하며 권칠승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직접 현장을 찾아 격려할 만큼 주목 받았지만 끝내 경영 위기를 넘지 못했다. 창업주인 서인식 전 대표가 투자금을 횡령한 뒤 잠적하며 벌어진 결과다. 사회적 가치와 가족의 사연까지 내세워 투자자들을 모았지만 결국 수백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은 공중분해될 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전회생법원은 서인식 창업자가 투자금을 빼돌려 해외로 도피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약 1년 만인 지난 4월 30일 센시에 파산을 선고했다.


센시는 2015년 넥스트이노베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소셜벤처로 AI 기술을 활용해 책과 도형, 수식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점자로 자동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수개월이 걸리던 점자 교재 제작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이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센시는 설립 2년 만인 2017년 2월 엔젤투자를 시작으로 같은 해 3월과 4월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기관투자(VC)를 모집했다. 이후 2020년에는 시드, 2021년 시리즈A와 2024년 시리즈B를 통해 수백억원을 투자 유치했다. 이 과정에서 대성창업투자와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 큐더스벤처스, ATP인베스트먼트, 하나금융지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또 서 창업주 가족과 친분이 있는 개인도 수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누적 투자금은 35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 창업자는 가족 중 한 명이 시각장애인이라는 사연을 내세워 AI 점자 사업을 시작했다며 투자자들의 공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투자금을 유용한 채 해외로 도피하면서 회사를 파산으로 몰고 갔다. 업계에서는 그가 미국 법인의 사업 성과를 부풀려 설명해 온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에 부담을 느껴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센시는 매출이 2022년 99억원에서 2023년 144억원으로, 2024년에는 30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 점자서적 및 디지털 콘텐츠 공급을 늘리면서 매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법인은 2024년 현대회계법인으로부터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의견거절을 받았는데 이때부터 서 창업주가 심리적 압박을 받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시장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없었음에도 투자자들에게 거짓말을 하며 무리하게 투자 유치하다 매출을 뻥튀기했다는 것이다. 점자 교재와 같은 특수목적 제품은 학교와 교육청 등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해야 하지만 센시는 현지 영업 기반을 충분히 구축하지 못한 채 성과를 과장했다는 설명이다.


서 창업자가 자취를 감춘 뒤 센시는 공동창업자인 조지윤 대표를 중심으로 경영 정상화를 시도했다. 조 대표는 지난해 7월 대표이사에 오른 후에 8월 설명회를 열어 투자자들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으나 해외법인의 자금 흐름과 매출채권 실체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추가 자금 조달마저 막히면서 임직원 급여와 거래처 대금 지급 등 정상적인 회사 운영도 사실상 중단됐다.

투자사들의 자금 회수 가능성도 불투명해진 상태다. 센시는 투자 과정에서 상환전환우선주뿐 아니라 전환사채도 발행한 만큼 자산과 채권 규모에 따라 투자자별 회수 금액이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회사의 핵심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다 미국 법인의 매출채권 역시 실재 여부를 명확히 확인하기 어려워 투자 원금을 온전히 돌려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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