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10일 찾은 충청북도 진천군 동원F&B 진천2공장. 생산동에 들어서기 전부터 절차는 까다로웠다. 위생복으로 갈아입고 손을 씻은 뒤 위생모와 마스크, 가운을 착용하고 수 차례 소독을 거쳐야 비로소 출입문이 열렸다. '완전 무장'을 마치고 들어선 생산라인에서는 은은한 기름 냄새와 어묵살 특유의 담백한 향이 코끝을 스쳤다. 설비로 쉼 없이 투입되는 반죽은 성형과 가열, 냉각, 포장 공정을 거치며 막힘없이 제품으로 완성돼갔다.
동원F&B가 약 1400억원을 투입해 준공한 이 공장의 이름은 '프로틴 넥서스(Protein Nexus)'다. 단순한 생산시설이 아니라 수산 단백질 사업의 미래 전략을 담은 상징적인 거점이라는 의미다.
공장 안내를 맡은 백종필 동원F&B 진천2공장 생산팀 차장은 "동원F&B는 국내에서 수산 단백질 분야를 가장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이라며 "프로틴 넥서스라는 이름은 육류 단백질을 넘어 수산 단백질까지 연결하는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방향성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산 단백질은 동원그룹이 가장 경쟁력을 갖춘 분야다. '프로틴 넥서스' 역시 이러한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산 단백질 사업을 글로벌로 확장하기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맡게 된다.
진천2공장은 기존 진천1공장 바로 옆에 같은 규모로 조성됐으며 두 공장은 연결 통로로 이어져 있다. 연면적 약 8000평, 지상 2층 규모의 첨단 생산시설로 어묵과 맛살 등 냉장식품은 물론 볶음밥, 치킨 등 가정간편식(HMR)까지 약 100여 종의 제품을 생산한다.
어묵은 60여종, 맛살은 40여종을 생산하며 하루 최대 40톤, 약 13만 개 생산이 가능하다. 향후 생산능력 확대를 고려해 내부에는 약 1000평 규모의 유휴 공간을 남겨뒀고, 공장 바로 앞에는 추가 증설이 가능한 부지도 확보해뒀다.
진천2공장은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고민이 설계 곳곳에 녹아 있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생산라인 구조다. 기존 공장에서는 대형 설비로 인해 작업자들이 컨베이어벨트 사이를 오가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진천2공장은 이른바 '1.5층' 구조를 적용해 제품 이동 동선과 작업자 동선을 분리했다. 제품은 상부 레일을 따라 이동하고 작업자는 아래에서 작업하는 방식으로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작업 효율과 안전성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백 차장은 "기존 공장들이 평면(X·Y축) 위주로 설계됐다면 이번 공장은 Z축까지 활용한 입체 설계를 적용했다"며 "작업자들의 동선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수도 없이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생산성을 끌어올린 또 다른 비결은 자동화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연육 개포 자동화 시스템이다. 자동화 설비 1대가 작업자 4명의 역할을 대신하며 과거 28명이 맡던 공정을 이제는 1명이 책임지고 있다. 이 같은 자동화 시스템 덕분에 300여명이 근무하는 1공장과 달리 2공장은 150여명 수준의 인력으로도 운영되고 있다.
창고 역시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설계가 적용됐다. 선반이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무빙랙(Moving Rack)'과 셔틀이 내부를 오가는 '셔틀랙(Shuttle Rack)'을 도입하면서 동일한 공간의 적재 능력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이 같은 첨단 생산 시스템은 글로벌 공략을 위한 기반이기도 하다. 동원F&B는 진천2공장을 글로벌 전진기지로 활용해 해외 선호도가 높은 꼬치어묵은 일본과 중국에, 냉동볶음밥과 냉동치킨 등 HMR 제품군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진천2공장 매출 3000억원, 수출 비중 30%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동원F&B 관계자는 “이번 진천 2공장은 급성장하는 글로벌 단백질 식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생산 거점”이라며 “프리미엄 어묵과 맛살, 솥밥, 치킨 등 차별화된 K-푸드를 앞세워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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