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지주 산하 주요 계열사의 지방 이전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농협 개혁 논의가 중앙회 권한 구조 재편을 넘어 조직 재배치 문제로까지 확산하고 있어서다. 중앙회와 NH농협금융 주요 계열사의 지방 이전 가능성이 업계 안팎에서 거론되면서 향후 개혁 논의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 개혁 논의 과정에서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 계열사들의 지방 이전 가능성도 업계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회가 가진 인사·감사권과 사업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조직 구조뿐 아니라 소재지까지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어서다.
현재 농협중앙회 본관은 서울 중구 서대문역 인근에 위치해 있다. NH농협금융도 같은 건물에 자리하고 있고 NH농협은행 본점 역시 인근에 위치한 신관에 입주해 있다. NH농협손해보험과 NH농협생명보험은 인근 KT&G 서대문타워에 입주해 있어 서대문역 일대가 사실상 'NH금융타운'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중앙회와 금융지주 및 은행 등 계열사 모두 서울 도심권에 본부 기능을 두고 있는 구조로, 지방 이전론은 이러한 서울 중심 본부 체계를 흔드는 문제라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중앙회와 금융 계열사가 서울 한 곳에 집적된 현재 구조가 중앙회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물리적 거리를 두는 방식이 권한 분산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안은 중앙회의 전라남도 이전이다. 중앙회 내부에서는 이전 후보지로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가 위치한 나주가 유력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협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나주에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IPET) 등 농업·농촌 관련 공공기관이 위치해 있어 업무 연계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이미 활용 가능한 업무 공간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사실상 중앙회의 입주 절차만 남았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NH농협금융과 NH농협은행의 경우 부산 이전 가능성이 업계 일각에서 거론된다. 부산 문현금융단지는 2009년 서울 여의도와 함께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곳이다. 금융위원회는 당시 부산 문현지구가 한국거래소와 기술보증기금 등 금융·공공기관 집적 효과를 갖췄다는 점을 지정 배경으로 제시한 바 있다. 금융지주 및 은행 이전론이 부산과 연결되는 것도 이 같은 금융중심지 위상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치권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전재수 부산시장이 취임하면서 '부산 금융중심지' 육성 정책에 다시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 시장은 지난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공공기관 유치, 해운·금융 관련 산업 기반 강화 등을 강조해 왔다. 부산시가 제2금융중심지 역할 강화를 명분으로 NH농협은행 등 금융기관 유치에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다만 중앙회 등 어느 한 곳이 이전한다고 해서 나머지 금융 계열사까지 함께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중앙회와 NH농협은행 등은 기능과 업무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중앙회는 경제사업 조정과 회원조합 지원 등 협동조합 조직 운영 기능이 강한 반면, 은행은 금융사로서 고객 관리와 감독당국, 기관투자가와의 접점이 중요하다. 중앙회 이전론과 은행 이전론을 같은 선상에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NH농협은행은 서울 거점 유지 필요성이 크다.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대기업 등 주요 거래 대상이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 강남 등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은행 본점 일부 기능을 지방으로 옮기더라도 투자금융(IB), 자산운용, 기업금융(CIB), 대관 업무 등은 서울에 남거나 별도 거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 지방 이전이 현실화되더라도 기능별 분산 배치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앙회 이전과 농협은행 이전은 성격이 다른 문제인데 함께 거론되면서 내부 혼선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은행의 경우 주요 카운터파트가 서울에 몰려 있는 만큼 지방 이전이 추진되더라도 서울 거점 유지 논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농협 개혁 논의가 감사 기능 독립과 권한 분산을 넘어 조직 재배치 문제로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지방 이전은 비용과 업무 효율성, 지역 균형발전,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등 검토해야 할 변수가 많아 실제 개혁안에 반영되기까지 상당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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