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OK금융그룹이 MG손해보험 정리를 위해 설립된 가교보험사 예별손해보험 인수에 한 발 더 다가섰다. 2022년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4년 넘게 이어진 정리·매각 절차도 종착점에 가까워졌다. 이번 거래가 최종 성사되면 OK금융은 저축은행과 캐피탈에 이어 보험업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종합금융그룹 전환의 핵심 축을 확보하게 된다.
10일 예금보험공사는 예별손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OK금융그룹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진행된 예별손보 본입찰에는 OK금융그룹과 흥국화재, 한국투자금융지주, JC플라워 등 4곳이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했다.
예보는 향후 우선협상 절차를 거쳐 3분기 중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 예보기금 지원안 확정과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 주식 이전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거래를 마무리하게 된다.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는 원매자가 요구한 예보기금 지원 규모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인 인수합병(M&A)과 달리 예별손보는 부실 보험사의 계약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예보가 설립한 가교보험사다. 인수자는 예보로부터 경영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는 대신 예별손보의 보험계약과 조직을 승계하게 된다.
예보가 내부적으로 검토한 지원 규모는 1조1500억~1조2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OK금융은 이 범위 안에서 지원금을 제시한 반면 다른 원매자들은 모두 1조5000억원 이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는 지원금 규모뿐 아니라 인수 자금 조달 능력과 경영 정상화 계획 등 비가격 조건도 함께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원금 요청 규모가 사실상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이었다"며 "예보가 검토한 수준을 맞춘 곳이 OK금융뿐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OK금융은 예보가 보유한 예별손보 지분을 인수해 법인과 보험계약, 조직을 함께 승계하게 될 전망이다. 매각이 불발될 경우 예별손보의 보험계약을 5대 대형 손해보험사에 나눠 이전하는 P&A 방안이 추진될 수 있었지만, OK금융이 회사를 인수하면 보험계약을 다른 보험사로 다시 이전·분할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피할 수 있다.
현재 예별손보는 약 130만건의 보험계약을 보유하고 있다. 손해보험 계열사가 없는 OK금융이 인수를 마무리하면 기존 사업과 겹치는 조직이 상대적으로 적어 예별손보의 인력과 영업 기반을 유지하기에도 유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OK금융 입장에서 이번 거래는 금융 포트폴리오 확대의 핵심 퍼즐에 가깝다. 그룹은 2014년 저축은행, 2016년 캐피탈을 차례로 확보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왔고, 2023년에는 러시앤캐시의 대부업 영업을 종료하며 금융업 중심 체제로 전환했다.
예별손보 인수가 마무리되면 저축은행·캐피탈에 이어 손해보험업까지 확보하게 된다. 계열사 간 고객 기반 공유와 금융상품 연계, 비은행 사업 다각화 등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보험계약에서 유입되는 자금은 보험업 관련 규제를 적용받는 만큼 이를 그룹 차원의 단순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보기는 어렵다.
거래가 최종 마무리되기까지 넘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예별손보는 지난 3월 말 기준 자산 3조5494억원, 부채 4조368억원으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4874억원이다. 경과조치를 적용한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도 마이너스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따라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대규모 자본 보강이 불가피하다. 다만 예보기금 지원금이 기존 자본 부족분과 향후 정상화 비용을 어느 범위까지 충당할지에 따라 OK금융이 인수 이후 추가로 투입해야 할 자본 규모가 달라질 전망이다. 본계약 협상 과정에서 지원금 지급 방식과 손실 분담 구조가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변수다. OK금융은 2023년 러시앤캐시의 대부업 영업을 종료했지만,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그룹 계열사 2곳이 2024년까지 대부업을 영위한 사실이 확인됐다. OK저축은행은 이와 함께 대주주 적격성 심사자료 일부 누락 등의 사유로 기관경고와 과태료 3억7200만원을 부과받았다.
관련 계열사들은 2025년 초 폐업해 현재 그룹 차원의 대부업 철수는 마무리된 상태다. 다만 금융당국은 대주주 변경 승인 과정에서 법령 준수 여부와 재무건전성, 사회적 신용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는 만큼 이번 제재 이력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
고용과 조직 재편 문제도 최종 협상 과정에서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메리츠화재는 2024년 12월 MG손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P&A 방식에 따른 고용 승계 문제와 실사 갈등을 해소하지 못해 2025년 3월 인수를 포기했다.
이후 예별손보가 출범하는 과정에서 MG손보 직원 521명 중 281명이 새 법인에 신규 채용됐다. 이미 인력 구조조정이 한 차례 이뤄진 데다 OK금융이 예별손보 법인 자체를 인수하는 구조인 만큼 메리츠화재 때보다 고용 갈등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아니라 본계약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예보기금 지원 방식과 추가 자본 투입, 조직 정상화 계획을 둘러싼 협상이 거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OK금융은 예별손보를 성공적으로 인수해 보험업 진출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OK금융 관계자는 "보험업 진출 의지가 강하다"며 "본계약 체결과 금융당국 승인 등 남은 절차를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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