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코스닥 상장사 ‘동일기연’이 5대 1 액면분할을 통해 주식분산 예외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커졌다. 소액주주 보유주식 수가 100만주를 넘으면 최대주주 측이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도 관리종목 지정 사유를 해소할 수 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78%를 웃도는 동일기연이 오너 지배력을 유지한 채 관리종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7월부터 동전주 상장폐지 요건이 시행된 만큼 같은 방식의 추가 액면분할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일기연은 오는 13일 액면분할 신주를 변경상장하고 거래를 재개한다. 지난달 1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주당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추는 5대 1 액면분할 안건을 승인한 후 약 한 달 만이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총수는 351만8595주에서 1759만2975주로 늘어난다.
앞서 동일기연은 지난 4월 16일 주식분산 기준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동일기연이 액면분할을 결정한 것은 같은 달 27일로, 관리종목 지정 이후 불과 11일 만이다. 공식적으로 밝힌 액면분할 목적은 유통주식 수 증가를 통한 거래 활성화다. 하지만 시장에선 주식분산 예외요건 충족에 미치는 효과를 감안하면 관리종목 지정 사유 해소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도 나온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53조 제1항 제9호에 따르면 최근 사업연도 말 기준 소액주주 수가 일정 기준(200명)에 미달하거나 소액주주 보유주식 비중이 유동주식수의 20%에 못 미치면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한다. 다만 소액주주 수가 300명 이상이고, 이들이 유동주식수의 10% 이상이면서 100만주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면 예외적으로 주식분산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주식분산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뒤 1년 안에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 형식적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동일기연은 현재 ‘100만주’ 보유 요건을 제외한 나머지 예외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동일기연의 소액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1787명으로 300명 기준을 크게 웃돌았다. 소액주주 보유비율도 17.06%로 기준을 넘어섰다.
소액주주 보유물량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액면분할 전 발행주식총수는 351만8595주로 소액주주 보유비율이 17.06%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보유물량은 약 60만주로 추산된다. 100만주 예외기준에 약 40만주가 부족했던 셈이다.
5대 1 액면분할이 이뤄지면 주주별 지분율과 주주 수는 달라지지 않는 반면 보유주식 수는 일제히 5배로 증가한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 보유주식은 약 60만주에서 300만주로 늘어난다. 예외기준인 100만주의 세 배에 달하는 물량이다.
결과적으로 동일기연은 액면분할 이후 최대주주 측의 지분 매각 없이도 관리종목 지정 사유를 해소할 가능성이 커졌다. 소액주주 지분율을 추가로 높이려면 오너 측 지분 일부를 시장에 매각해야 하지만, 100만주 예외를 적용받으면 오너 지배력을 희석하지 않고도 관리종목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일기연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78.35%에 달한다. 최대주주는 손동준 회장 일가의 가족회사로 알려진 아침해로 동일기연 지분의 6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손 회장과 차녀 손희성 사내이사는 아침해 공동대표를 맡고 있으며, 손 이사는 동일기연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다만 7월부터 시행되는 코스닥 상장폐지 기준 강화로 추가적인 액면분할에는 부담이 따르게 됐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이달 1일부터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형식적 상장폐지 대상으로 지정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동일기연의 거래정지 전 종가인 1만900원을 5대 1 액면분할 기준으로 환산하면 거래재개 시 이론적 가격은 약 2180원 수준이다. 이론적 가격을 기준으로 다시 2대 1 액면분할을 실시할 경우 주당 가격은 약 1090원 수준까지 낮아진다. 실제 주가는 거래 재개 이후 변동될 수 있지만 추가 액면분할 여력은 과거보다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식분산을 이유로 액면분할을 반복하기는 어려운 가격대가 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딜사이트는 액면분할 이후 소액주주 보유물량 활성화 및 주가부양 방안에 대해 질의하기 위해 동일기연에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액면분할은 주식 수를 늘려 거래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는 있지만 기업가치 자체를 개선하는 조치는 아니다. 거래 재개 이후 실제 유동성 확대와 주가 흐름이 뒤따를지도 관전 요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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