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코스닥 상장사 '승일'이 주식 거래량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에서 벗어난 지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거래 부진 양상을 보이고 있다. 2분기 거래량 기준을 충족해 관리종목에서는 해제됐지만, 실질적인 유동성 부족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도 승일에 유동성공급계약(LP) 체결 등 거래 활성화 방안을 검토할 것을 권고할 예정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승일의 지난 9일 주식 거래량은 219주, 거래대금은 약 140만원에 그쳤다. 지난 6일에도 거래량은 71주에 불과했고 거래대금은 47만원 수준이었다. 관리종목 해제 이후에도 하루 거래량이 수십~수백주 수준에 머물면서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승일은 지난 1분기 거래량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가 2분기 들어 관련 기준을 충족하면서 지난 1일부로 관리종목에서 해제됐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53조 제1항 제8호는 코스닥시장을 통한 보통주식의 분기 월평균 거래량이 발행주식 총수의 1%에 미달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승일의 발행주식 수는 613만2112주다. 이를 기준으로 월평균 약 6만1300주, 분기 누적으로는 약 18만4000주 이상의 거래량이 발생해야 관리종목 지정 요건을 벗어날 수 있다. 승일은 2분기 중 해당 기준을 충족하며 관리종목에서 해제됐지만, 해제 직후 거래량이 다시 급감하면서 거래 활성화가 일시적 현상에 그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거래 부진의 배경으로는 높은 지분 집중도가 꼽힌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최대주주 현창수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승일 지분은 452만4239주로 전체의 73.8%에 달한다. 여기에 자기주식 22만4586주(3.66%)를 더하면 전체 주식의 77.44%가 최대주주 측 지분과 자사주다.
단순 계산상 최대주주 측 지분과 자사주를 제외한 물량은 전체의 22.56% 수준에 불과하다. 시장에서 실제 거래 가능한 주식 수 자체가 제한적인 구조인 셈이다.
승일은 에어졸관과 일반관을 생산하는 썬그룹 계열 제관업체다. 오너 2세인 현창수 회장이 지분 29.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장남인 현성욱 전무가 5.6%를 보유하고 있다. 현 회장의 친인척인 현정은·현서영·현은이씨도 각각 7.6%씩을 보유하고 있는 등 창업가문 중심의 지배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거래량 부족이 단순히 관리종목 지정 여부를 넘어 소액주주 권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거래대금이 지나치게 적을 경우 소량의 주문에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고, 투자자가 원하는 가격에 주식을 매도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승일은 관리종목 해제 이후 LP 계약 등 거래량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P 계약은 증권사가 매수·매도 호가를 지속적으로 제시해 투자자의 매매 체결 가능성을 높이는 대표적인 유동성 개선 수단이다. 다만 즉각적인 선제 조치에 나서기보다 향후 거래량 추이를 지켜본 대응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승일 관계자는 "LP 계약이나 액면분할 등 여러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당장 선제적으로 조치하기보다 3분기 거래량을 지켜본 뒤 필요한 대응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역시 승일의 유동성 부족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LP 계약 체결이나 액면분할은 회사의 자율적 판단 사항으로 거래소가 직접 강제할 수는 없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거래량 부족 우려가 있는 상장사에는 LP 계약 등 유동성 개선 방안을 권고하고 있다"며 "승일 역시 거래 활성화 방안 검토를 강하게 권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래량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은 해제됐지만 투자자 관점에서는 유동성 부족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담당 부서를 통해 회사 측에 적극적인 주식 유동성 개선을 주문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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