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산업은행이 국민성장펀드 스케일업 분야 5000억원 위탁운용사(GP) 선정을 앞두고 특혜 시비를 겪고 있다. 외국계 대주주를 이유로 어펄마캐피탈을 서류심사 단계에서 배제했는데 최종 후보 가운데 스틱인베스트먼트 역시 대주주가 미국계라서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국민성장펀드 간접투자 2차 스케일업 분야 서류심사에서 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펄마캐피탈을 제외했다. 대규모 정책자금이 투입되는 출자사업 특성상 외국계 하우스를 배제하려는 내부 기류가 반영된 결과다. 이에 따라 이번 공모는 최종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먼저 대규모 정책자금이 투입되는 국민성장펀드 GP 자리에 외국계 운용사를 선정할 수 있느냐가 이번 심사의 주요 포인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 재원이 마중물이 되는 사업 특성상 외국계 자본에 운용권을 맡기기에는 국책은행의 정무적 부담이 컸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제안서 제출 과정에서 산업은행의 소통 방식도 하우스별로 차별이 이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에 거래관계가 있던 대형사인 스틱과는 제안서 제출 전후로 수차례 접촉하며 지배구조 소명 방안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는데 어펄마 측에는 외국계 지분 구조나 운용 구조 등에 관한 일체의 설명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스틱의 최대주주는 미리캐피탈, 어펄마캐피탈의 최대주주는 어펄마캐피탈싱가포르로 모두 글로벌 운용사다.
어펄마가 억울한 것과 별개로 이제 논의의 핵심은 미국계 미리캐피탈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지배구조 안정성 확보 여부에 집중된다.
산업은행은 정책자금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미리캐피탈이 향후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확약서와 함께 이를 위반할 경우 손해배상을 책임진다는 명시적 각서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대주주의 영향력을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법적 안전장치를 요구한 셈이다.
그러나 스틱이 최종 제출한 답변은 산업은행의 요구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스틱 측은 일정 기간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한시적 각서만을 제출했을 뿐 실질적인 손해배상 청구 약정 요구 등에는 응하지 않았다.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완벽히 통제하려던 산업은행으로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답변을 받은 셈이어서 심사 과정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주주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구심을 완전히 지우지 못한 까닭이다.
스틱이 운용사로 선정될 경우 도리어 국내 우량 기업들에 대한 투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최대주주인 미리캐피탈이 이미 국내 자본시장에서 다양한 기업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미리캐피탈은 현재 가비아를 비롯해 미코, 유수홀딩스, 한국알콜 등 국내 유망 기업들의 지분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스틱이 대형 펀드 운용권을 따내더라도 지배구조 연계성에 따른 이해상충 문제 등으로 인해 대주주가 투자한 이들 기업에 추가 자금을 집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제이앤PE에 대해서는 체급 문제가 지적된다. 대형 정책자금을 전담하기에 이 하우스가 5000억원 이상 규모의 펀드를 운용한 경험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3700억원 규모의 2호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해 운용 중이지만 아직 투자 소진이 완료되지 않았다. 산업은행 자금을 받은 트랙레코드가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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